경찰, 화재사건 현장 기체 증거분석 공신력 확보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기타 석유제품' 분야
코라스(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 획득
"경찰 과학수사 새로운 출발점…수사 책임성 확대"
  • 등록 2022-12-14 오전 10:32:36

    수정 2022-12-14 오전 10:33:42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경찰이 화재사건에서 현장 기체 증거분석의 공신력을 국제적으로 확보, 과학수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7일 0시 56분께 불이 난 대구시 달서구 월암동 종이 포장 제조 공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시소방본부 제공)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기타 석유제품’ 분야의 화재 잔해 시료 부문에 대해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을 받았다.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은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 국제 표준에 따라 시험기관의 조직, 시설, 인력 등을 평가해 특정 분야에 대한 시험 검사역량이 있음을 국제적으로 공인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KOLAS(코라스)가 주관한다.

경찰에서 ‘기타 석유제품’ 분야 코라스 인정 획득은 지문감정, 디지털 포렌식, 얼굴인식분석·영상분석 분야에 이어 네 번째다. 경찰청 연구 개발(R&D) 성과물의 실증 연구를 통해 코라스의 인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경찰청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소방청 등 5개 부처가 공동연구하는 ‘국민 위해 기체 식별·분석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개발된 ‘휴대용 기체 포집 장치’의 운영에서 비롯됐다.

화재 사건 발생 시 화재현장에서 발화점을 확인, 발화 의심 물질을 채취해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화재현장에는 기체(냄새)가 남겨진 경우가 많다. 이때 휴대용 기체 포집 장치로 현장기체를 포집해 분석해 발화물질을 추정함으로써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기체증거를 현장 수사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분석과정의 신뢰성과 분석결과의 공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국제적으로 공인하는 것이 바로 코라스의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인데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1년여의 준비를 거쳐 획득했다.

앞으로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급하는 시험성적서는 국가기술표준원이 맺은 국제협정에 따라 세계 104개국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이날 오전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서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서 전달식 및 현판식’ 행사도 열렸다.

송정애 경찰대학장은 기념사에서 “경찰청 연구기관으로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앞으로도 전문지식과 첨단장비를 바탕으로 표준화된 업무절차를 확립해 과학치안을 선도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 과학수사 기체 증거분석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경찰청 증거능력 역량 강화를 통한 수사 책임성 확대로 경찰 수사가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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