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서관 구술총서 '법원의 길 서성' 발간…8번째

서성 전 대법관 12시간 구술 녹취문 토대 작성
  • 등록 2024-11-18 오전 9:42:07

    수정 2024-11-18 오전 9:42:07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법원도서관은 대한민국 법원 구술총서 8 ‘법관의 길 서성’을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구술총서 제8권은 지난해 2차례 12시간에 걸쳐 채록한 서성 전 대법관의 녹취문을 토대로 쓰여졌다.

법원도서관 제공
법원도서관에 따르면 서성 전 대법관은 1942년 출생해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69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했다. 1993년 춘천지방법원장, 1994년 법원행정처 차장을 역임하고 1997년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서성 전 대법관은 약 35년간의 법관 생활 동안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법관의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여기며 이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했다. 그는 제1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하고 학부를 마친 후 제2회 사법시험 합격자와 함께 사법대학원에서 연수를 받았고, 임관 후에는 미국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법관 임관 후 소송법대로 재판을 진행하기 어려운 현실과 법원 내 관행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 재판에 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군사정권이 국가권력을 장악한 엄혹한 시절,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 합의에 소신 있게 임하다 정부 당국의 도청을 인지했고 그 영향으로 법관 재임용 탈락대상이 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재판연구관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 살해사건 상고심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소수의견을 낸 6명의 대법관이 사임한 상황에 대한 구술에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난다.

서성 대법관 재임 당시 법정에 앉아 있는 모습. 법원도서관 제공.
사법행정 보직을 맡았을 때는 법관의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법관 해외연수 예산을 확보하고 해외 유수대학을 방문해 법관 해외연수제도를 정착시켰고, 서초동 대법원 청사를 신축할 때는 청사 업무 효율을 고려해 내부 공간을 합리적이고 탈권위적으로 배치하도록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다. 서 전 대법관은 민복기, 이영섭, 유태흥, 이영섭, 김용철, 이일규, 김덕주, 윤관 대법원장에 대한 기억도 공유했다.

법원도서관 관계자는 “구술 기록은 개인의 시각에서 기억하는 사안을 보여주는 것으로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는 하나의 경로를 제공한다”며 “보다 많은 이들의 시각이 모일 때 구술 기록은 역사 현장을 재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원도서관 ‘구술채록 사업’을 통해 발간된 이번 책은 각급법원 도서실과 유관기관, 법학전문대학원 도서관, 어린이·청소년 특화 공공도서관 등에 배부되고, 법원전시관, 사법역사문화전시실, 가인전시실 등 법원사 자료 상설전시공간에도 비치된다. 법원도서관 홈페이지의 ‘전자책·오디오북’에서 전자파일을 열람할 수 있다.

법원도서관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역대 대법원장 등 법원 주요 인사 23인의 구술을 채록했다. 인터뷰 영상과 음성, 사진, 녹취문 등의 자료는 구술기록으로 보존하고, 구술자가 정한 공개 시기와 범위에 맞게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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