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그럴 것이, 2023년 방송 산업의 매출이 10년 만에 감소하고, 유료 방송 가입자 수의 성장률이 0%대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시즌2를 계기로 네이버, 신세계백화점, LG유플러스 등과 협업을 강화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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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가 사라지고 ‘휴대폰’이 대세가 된 것처럼, 이제 방송은 사라지고 OTT만 살아남는 게 당연할까요?
그렇게 볼 수 없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도 TV를 이용한 미디어 소비는 여전할 것이고, OTT는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외국계가 독식하는 반면, 유료방송은 그래도 우리나라 IPTV나 케이블TV, 위성방송 업체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디어 소비가 TV보다는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는 추세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국내 유료방송 회사들이 OTT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규칙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현재 OTT는 국내 부가통신사업자 수준의 낮은 규제만 받고 있지만, 유료방송은 요금 신고제에 묶여 있지요. OTT는 광고 및 편성 규제를 거의 받지 않지만, 방송은 엄격한 규제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화질이나 광고유무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채널 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유료방송은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지난 4월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를 통해 대대적인 방송 규제 완화를 발표했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해 관계자들이 많아 규제 완화가 쉽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지난 12일 IPTV의 날 기념 토론회에서 과기정통부 과장은 “유료방송 규제 완화는 이해관계의 충돌 등으로 해법을 찾기 어렵고, 법 개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OTT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내 유료방송 기반이 붕괴하고, K-콘텐츠 제작의 중요한 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3만 8299명이 일하고 있는 방송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급격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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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은 제작 과정에서 규제라는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SBS가 넷플릭스 독점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면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작에 방송 제작 규제를 완화됐다면, K-콘텐츠 제작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토종 OTT의 글로벌화가 훨씬 앞당겨졌을 것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더는 유료방송 규제 완화를 미뤄선 안 됩니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로드맵을 신속히 제시하고, 부처 재량으로 가능한 부분은 즉각 시행하여 획기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기를 기대합니다.
혹시 시끄러워질까 봐 보류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더이상 미룰 시간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되는 분야는 비단 인공지능(AI) 분야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장관 직속의 ‘디지털융합과’ 신설을 추진하는 과기정통부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통합으로 탄생한 역사적 배경과, 디지털융합의 시작은 IPTV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획기적인 유료방송 규제 완화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