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도 여주 한국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에서 만난 김성제 화재조사센터 책임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일이 더욱 바빠졌다고 했다. 겨울철 못지않게 여름에도 화재 발생이 많아졌는데 곳곳마다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화재 발생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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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책임이 속해 있는 화재보험협회 화재조사센터는 과학적인 화재현장 조사와 제조물 화재감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화재 발생 시 보험사의 요청에 따라 현장 조사를 나가며 발화 원인을 규명한다. 보험사는 이를 바탕으로 배상 범위를 설정한다. 센터는 또 경찰과 소방 등과도 화재 예방 관련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에어컨 화재재현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책임은 “매년 100여건의 중대형 화재원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2008년 화재원인조사 업무를 개시한 이래 현재까지 1500여건의 조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책임이 지목한 최근 여름철 화재의 최대 리스크는 에어컨이다. 지난 2022년부터 새로 출시한 제품은 ‘친환경 냉매’를 사용하는데 오존층 파괴 문제로 CFC(염화불화탄소·프레온가스) 냉매를 퇴출한 상황이다.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HFC(수소불화탄소) 계열 냉매로 대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R-32 물질이 환경에는 좋으나 ‘가연성’이란 점이다. 김 책임은 “오존층파괴지수(ODP)와 지구온난화지수(GWP)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R-32 냉매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에 가연성가스, 산업안전 보건법 시행령에는 인화성 가스로 분류돼 취급상 주의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대부분 CFC(프레온가스) 냉매처럼 불연성 가스로 잘못 인식하고 있어 ‘에어컨에 무슨 불이 나’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 화재 발생 위험에 둔감한 게 문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