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외국에 세금 5조 내고 국내선 4조 공제받아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는 5조원 가량의 세금을 내면서 국내에선 4조원의 세액공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법인세법에 따라 국외소득에 대해 외국서 납부한 세금이 있으면 이중과세를 피하려고 국내 법인세 신고 시 빼주게 돼 있어서다. 이에 따라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최저한세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연도별 국외원천소득과 외국납부세액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기업이 해외에 납부한 법인세는 2011년 1조6424억원에서 2015년 4조6928억원으로 5년 사이 3조504억원(184%)이 증가했다.

반면 외국납부세액 증가로 국내에서 법인세를 신고하면서 적용받은 외국납부세액 공제액은 같은 기간 2조3507억원(14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국외소득과 외국납부세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2011년 4.1%에 그쳤던 전체 소득대비 국외소득 비중은 2015년 8.7%로, 2011년 4.6%였던 전체 법인세 대비 외국납부세액 비중은 2015년 10.6%로 6.5%포인트 증가했다. 외국납부세액공제액이 법인세 공제감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1%에서 41%로 급증해 단일 공제감면 항목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김종민 의원은 “복지 등 재정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해외납부세액의 증가로 국내 세수 기반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은 대단히 우려스럽다”면서 “외국납부세액공제도 최저한세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