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유럽이 개발한 아리안 6호 로켓이 4년 간의 지연 끝에 우주로 날아올랐다. 미국 민간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팰컨9으로 세계 위성 발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이 아리안 6호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시장 구도를 재편할지 주목된다.
| 9일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유럽우주국(ESA) 발사장에서 ‘아리안 6호’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ESA 제공·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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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BC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은 이날 오후 4시께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ESA 발사장인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아리안 6호를 쏘아 올렸다. 아리안 6호는 발사 시간 1시간6분 뒤 위성들이 성공적으로 로켓에서 분리돼 궤도에 안착했다. 발사에 앞서 데이터 수집 관련 경미한 문제를 발견, 예정한 시간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우주로 향했다.
아리안 6호는 높이가 63m에 이르는 대형 발사체로, 보조 로켓을 모두 장착했을 때 무게가 900t에 달한다. 지구 저궤도로 운송할 수 있는 무게는 최대 21.6t이다. 인공위성 운송에 특화돼 있으며, 액체 수소가 연료다. 유럽연합(EU)의 항공사인 에어버스와 프랑스 항공우주업체 사프랑의 합작사인 아리안 그룹이 약 45억달러(약 6조2370억원)를 투입했다.
이날 요제프 아슈바허 ESA 사무총장은 유튜브로 중계된 연설에서 “유럽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아리안 6호는 1996년 최초 발사된 뒤 지난해까지 총 117번 발사됐던 아리안 5호를 대체하는 로켓으로 당초 2020년 발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술적 문제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겹쳐 발사가 4년이나 미뤄졌다.
아리안 6호의 첫 비행 임무는 3시간에 걸쳐 이뤄진다. 대학에서 개발한 11개의 연구용 위성을 실어 나르는 것을 포함, 소규모 과학 실험 등을 진행한다. 이 중에는 한국 연구팀 위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안 6호는 올해 한 차례, 2025년 6차례, 2026년에 8차례 더 발사될 예정이다.
아리안 6호의 데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우주 발사체 시장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은 발사된 뒤 지구로 돌아와 착륙, 다시 우주로 쏘아올릴 수 있는 재사용 발사체로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저궤도 탑재 중량(22.8t)은 아리안 6호와 비슷하지만 발사 비용은 절반 수준에 그쳐 팰컨9이 가격 경쟁력에선 앞선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소유스 등 러시아산 로켓 사용이 제한되며 아리안 그룹과 스페이스X의 수요가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