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통업계, 보조금 '치킨게임'..수익악화 우려 커진다

T-모바일과 AT&T간 경쟁격화..스프린트도 동참
소프트뱅크-버라이즌 참전 변수..수익악화 우려
  • 등록 2014-01-13 오전 11:42:38

    수정 2014-01-13 오전 11:42:38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한동안 잠잠하던 미국 이동통신업계 경쟁이 연초부터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는 보조금 액수에 관한 정부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고객 수로 따진 미국 이동통신업계 1∼4위는 버라이즌 와이어리스(1억1719만명), AT&T 모빌리티(1억788만명), 스프린트 넥스텔(5488만명), T-모바일(4504만 명)이다.

美 이통사 ‘빅4’ 치킨게임 치달아

고객 유치 경쟁에 불을 붙인 쪽은 업계 4위업체 T-모바일이다. T-모바일은 다른 이동통신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자사로 넘어올 경우 약정에 묶여있는 고객들에게 위약금을 대납해주고 단말기 보상판매 명목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날렸다.

선수를 빼앗긴 업계 2위 AT&T모빌리티는 지난 3일(현지시간) “T-모바일 고객들이 우리에게 넘어오면 최대 450달러(약 47만7500원)를 지급하겠다”며 곧바로 맞불을 놨다. 그러자 이에 맞서 T-모바일은 지난 8일 또다시 위약금 전액을 지급하고 보조금 역시 추가로 높여주겠다며 맞대응했다.

AT&T는 당초 T-모바일의 공격적 전략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AT&T측은 “T-모바일의 고객 빼앗기는 주로 통신요금 수준에 민감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들 고객은 우리의 주요 타깃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가입자수 감소로 경영난을 겪던 T-모바일이 공격경영으로 돌아선 뒤 가입자수를 최근 3분기 연속으로 불리며 선두업체들을 위협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T-모바일은 출혈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자 같은 GSM 이동통신기술을 사용해 가장 많은 고객을 빼앗긴 AT&T로서도 T-모바일의 도발을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T-모바일과 AT&T가 같이 사용하는 GSM 통신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한 쪽 고객이 다른 쪽으로 번호이동을 할 때 옛 단말기를 그대로 쓸 수 있다. 그만큼 번호이동이 쉽다는 얘기다.

케빈 로 로에쿼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T-모바일이 강하게 몰아부치고 있지만 AT&T도 가입자수가 다시 안정화되기 전까지 맞대응을 계속할 것으로 보여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AT&T와 T-모바일간 정면 대결이 다른 사업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3위 사업자 스프린트도 가족과 친구를 묶은 그룹 요금제를 적용해 통신요금을 대폭 할인해주는 새로운 제도를 지난주 도입해 AT&T, T-모바일과의 경쟁에 뛰어들었다.

더 큰 우려는 상황에 따라 업계 선두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까지 경쟁이 뛰어들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출혈경쟁은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클 맥코맥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AT&T가 T-모바일 도발에 말려들었다”며 “이제 업계 1위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행동에 나서기 전에 후발주자들의 공세가 잦아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스프린트 삼킨 日소프트뱅크에 업계 초긴장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완전 인수하는 올 하반기부터 스프린트의 고객 유치 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경쟁은 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업계 경쟁이 연초부터 과열양상으로 치닫자 시장에서는 이에 따른 통신사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이고 향후 통신 가입자에 대한 부담 전가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맥코맥 애널리스트는 “AT&T가 가입자수를 100만명 늘리면 세전 이익이 8억5200만달러 늘어나지만 보조금 지급으로 가입자 1명당 월별 매출(ARPU)이 1%만 줄어도 이익은 11억4000만달러나 줄어든다”며 가입자수를 늘리더라도 보조금 지급에 따른 피해를 상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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