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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앞두고 우크라·러 격전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올해 세 번째 새해를 맞았다. 러시아와 접경지대인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전선에선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습과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의 피해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종전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기습적으로 러시아 국경을 넘어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에서 격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병력 1만1000명도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돼 전쟁의 양상은 더욱 격화된 모습이다.
새해 전쟁에 임하는 각오는 양국 정상 간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우는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내부 단결을 강조했다.
미국의 지원이 끊길까 우려했던 우크라이나는 안보에 숨통이 트였다. 임기 막바지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퇴임을 20여일 앞둔 지난달 29일 25억 달러(약 3조69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을 결정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있어 이번 지원은 사실상 미국으로부터 받는 마지막 지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정권교체에 대해서도 “새 미국 대통령이 평화를 이루고 푸틴의 침공을 끝낼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점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집권 25주년을 맞은 푸틴 대통령은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칭할 때 쓰는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용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침공전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대신 푸틴 대통령은 전사들과 지휘관들을 ‘영웅’이라고 표현하고, 올해를 ‘조국 수호자의 해’로 선언했다. 또 누구와 싸우는지 언급하지 않은 채 모든 도전을 극복하고 전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은 준비하되 일상은 평온하게 유지하라는 모순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국가 비전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암시는 원론적인 말 외에는 없었다”며 “모호한 연설은 그의 전시 지도력의 가장 큰 모순, 즉 일상생활의 정상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 갈등(전쟁)에 대비하도록 사회를 동원하고 단련하라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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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테러가 촉발한 가자전쟁도 여전히 해결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 휴전 논의가 막판에 교착 국면으로 빠지는 조짐을 보이면서 협상 타결이 미뤄졌다. 하마스가 1년 넘게 억류하고 있는 인질 문제로 양측의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등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 활동 의심 지역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심지어 가자지구 내 병원도 ‘테러 활동’ 의심지로 보고 있어 의료 시스템까지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하마스의 지휘 본부로 사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가자시티의 병원 2곳을 공격하고, 가자지구 북부의 마지막 병원인 카말 아드완 병원을 접수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 무자비한 폭격으로 극도로 어려운 인도주의적 여건이 극한에 다다랐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유일한 피난처가 오히려 죽음의 덫이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