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분기 매출액 첫 10조원에도 적자…"공정위 과징금 영향"(재종합)

2분기 매출액 10조원·영업손 342억원
'핵심' 프로덕트커머스 외형 18%↑…이익도 7000억원
와우 멤버십 인상엔 "가성비 10배…베스트딜 제공"
  • 등록 2024-08-07 오전 11:07:49

    수정 2024-08-08 오전 6:22:34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공룡’ 쿠팡이 2분기 사상 첫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했지만 자체브랜드(PB) 상품 우대 의혹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을 미리 반영하면서 8분기 만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와우 멤버십 월회비 인상을 앞두고 김범석 쿠팡 의장은 “월회비 대비 10배 이상의 가성비가 있다”며 이탈하려는 고객 잡기에 나섰다.

“파페치·공정위 추징금 아니면 순익 1699억원”

쿠팡은 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영업손실이 342억원(25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첫 흑자를 달성한 2022년 3분기 이후 8분기 만의 적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 증가한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 당기순손실은 적자 전환한 1438억원(1억500만달러)으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인 1370.44원을 적용했다.

단위=억원, 자료=쿠팡
와우 멤버십을 포함한 분기 중 쿠팡 이용 고객 수, 단위=만명, 자료=쿠팡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말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 구조조정 비용, 공정위 과징금 추정치 1억2100만달러(1630억원)가 반영됐다”며 “파페치와 공정위 과징금 추정액을 제외한다면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1억2400만달러(1699억원)”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 공정위는 자체브랜드(PB) 상품 우대 의혹 등으로 쿠팡에 과징금 1400억원 부과를 결정했고 쿠팡은 행정소송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판매자 로켓배송 성장…“역대급 투자, 성장 창출”

쿠팡의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은 매출액이 8조8132억원(64억31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FLC; 판매자 로켓배송)·마켓플레이스(3P) 등을 말한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7263억원(5억3000만달러)으로 흑자였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은 21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고, 1인당 고객 매출액도 42만3400원(309달러)으로 같은 기간 5% 증가했다. 김범석 의장은 “프로덕트 커머스에 대한 역대급 투자가 한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 매 분기 확고한 성장과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난드 CFO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자동화 기술 활용 증대를 통해 운영 효율성이 향상됐고,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사업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1분기에 이어 비즈니스 전반에 강력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FLC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장은 “13분기째 마켓플레이스 매출액이 로켓배송 직매입(1P)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다”며 “FLC에 합류한 판매자(셀러)는 전 분기보다 25%, 전년 동기 대비 150% 각각 증가했고 더 많이 투자해 FLC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7일부터 기존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월회비가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되는 것과 관련해 가성비 높은 혜택으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간과 자원이 제한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두 번의 배송비에 해당하는 월회비를 내고 한 달에 무료배송을 (평균) 23번 받을 뿐 아니라 무료반품, 특가 상품, 쿠팡플레이 등 혜택을 누리고 장보려 자녀와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며 “기존 고객은 물론 아직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수백만 고객에게 ‘와우’ 할 수 있도록 베스트 딜을 제공하려 한다”고 했다.

지난 6월17일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 주차된 차량 모습. (사진=뉴시스)
쿠팡이츠서 식당 거래량 석 달 새 30%↑…“M&A 계획은 없다”

대만·쿠팡이츠·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1조2224억원(8억9200만달러)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483% 성장했다. 다만 성장사업의 조정 EBITDA은 2740억원(2억달러) 적자였다. 파페치의 손실 3100만달러가 포함되면서다.

쿠팡이츠와 관련해 김 의장은 “와우 멤버십에 무료 배달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유입되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쿠팡이츠 입점 식당의 거래량도 석 달 만에 평균 3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입점 업체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인 선택·서비스·절약(saving)으로, 이를 위해 식당 수를 늘려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면서도 “(배달 플랫폼 관련) 인수합병(M&A)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대만에서의 로켓배송·직구 사업에 대해 김 의장은 “대만의 잠재력을 그 어느 때보다 확신하고 대만 고객에게 신뢰와 충성도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 수만곳이 대만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한국 기업의 대만 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8분기 만에 영업적자를 냈지만 전반적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고 쿠팡은 설명했다. 달러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 쿠팡의 매출총이익은 41% 증가한 21억4200만달러(2조9354억원), 총이익률은 3.1%포인트 상승한 29.3%를 각각 기록했다. 12개월 누적 영업 현금흐름은 2억5000만달러 늘어난 22억달러, 잉여현금흐름은 4억2000만달러 증가한 15억달러 규모였다. 2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3600만달러(7조5867억원)였고 전체 현금 잔액도 58억달러로 지난해 2분기보다 2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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