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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통신사들이 다음 달 데이터 30GB를 무료로 지급하는데 왜 미성년자는 제외하고 지급하는 건가요? 물가안정방안이라고 했는데, 한 달 데이터 무료 제공하고 나면, 소비자들이 오히려 대량의 데이터를 쓰는 데 익숙해지면서 더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게 되는 ‘역효과’가 나지 않을지 궁금합니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모두 미성년자를 전부 제외한 건 아니지만, 19세 이상(SK텔레콤), 만 19세 이상(KT)으로 3월 한 달 동안 데이터 30GB를 무료로 주는 나이에서 미성년자 고객을 뺐습니다. LG유플러스는 가입한 요금제의 데이터양만큼 추가로 쿠폰을 주는 방식이어서 미성년자 제한은 없지요.
SK텔레콤과 KT가 미성년자를 지원 대상에서 뺀 것은 이번 데이터 무료 제공이 민생경제의 어려움 극복에 힘을 보탠다는 응원의 취지가 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미성년자도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설득력이 약하다고요? 부모가 힘들면 용돈을 줄일 테니 그렇기도 하죠.
하지만, 동시에 데이터를 넉넉히 주면 아이들이 공부하지 않고,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나 게임을 더 많이 할까 걱정하는 부모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SK텔레콤은 지원 대상을 만 나이가 아닌 그냥 ‘19세 이상(2004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으로 해서 재수생이나 대학 신입생 중 몇 달 차이로 친구와 달리 데이터 30GB를 무료로 받지 못하는 억울함을 없앴다고 하더군요.
정리하자면, 미성년자를 지원 대상에서 뺀 이유는 고금리, 고물가 시대에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부모들을 응원하자는 취지와 함께, 아이들의 학습권 침해를 우려하는 부모의 걱정이 합쳐진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한 달 데이터 무료 이용이 오히려 고가 요금제를 유도하는 역효과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요?
먼저 통신정책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식 자료를 볼까요?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의 이번 조치가 ‘한시적 통신비 부담 완화’라고 설명했습니다. 별도의 가입 없이 3월 한 달 동안 30GB를 무료로 더 쓰거나, 자신이 가입한 요금제에서 주는 데이터보다 2배 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3월 한 달이 지나 4월이 되면 이런 혜택은 사라집니다. 다시 데이터양을 확인하고 아껴 써야 합니다. 그래서 한 달이 지나 데이터 사용량을 통제하려면 힘들 테니 오히려 고가 요금제로 가는 사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도 가계통신비를 줄이려면 (30GB를 공짜로 주는) 3월에 요금제를 하향하라고 언급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정부 합동 자료에서 ‘3월 한 달 데이터 추가 제공에 따른 요금제 하향 시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단, 위약금(차액정산금)이 없는 경우에 한정하며, 결합조건 변경 및 멤버십 조건 변경 등 혜택의 차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습관을 바꾸는 건 쉽지 않기에 30GB를 공짜로 주는 3월에 요금제를 낮춰도 4월이 되면 다시 원래 요금제(예전보다 비싼 요금제)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을 듯합니다. 또, 한 달 맘껏 데이터를 썼다고 4월에 요금제를 상향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에선 한 달이 지나면 사라지는 혜택, 청년층에 대한 배려 부족 등을 이유로 생색내기라고 비판하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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