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북측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나서는 등 이번 정부 들어 남북의 최고위급 인사가 나서 현 시국을 타개할 합의점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급박한 상황만큼이나 이번 고위급 접촉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면서 회담 시작 시간이 늦어지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담시간이 양측의 사정이나 예측하지 못한 변수에 따라 늦어지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남북 회담 시작 시간이 지속적으로 30분씩 늦어지면서 북측이 회담 시작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를 청산한다는 차원에서 광복절인 지난 15일부터 우리보다 30분 늦은 새로운 표준시인 ‘평양시’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회담 시작 시간을 북한 시간으로 보자면 오후 6시와 오후 3시 정시에 맞춰 시작한 셈이 된다.
이번 고위급접촉의 의미와 중요성에 비하면 다소 지엽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앞서 북한이 ‘최후통첩’ 시점으로 제시한 22일 오후 5시를 두고도 남한 기준인지, 북한 기준의 시간인지를 두고 우리 정부 안에서도 혼선을 빚었던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표준시 변경에 따른 남북간 의사소통 장애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회담시간을 30분씩 순연시킴으로써 새롭게 채택한 평양시를 남한은 물론 국제사회에 각인시키고, 회담에 있어 일종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북한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