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악화에…'SW·AI·OTT'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반도체 경기 악화 속 ICT 무역수지 감소 지속
과기정통부 ‘디지털 분야 해외진출 전략’ 발표
디지털 유망품목 선정해 특화지원, 통계시스템도 정비
이달내 해외진출 지원 전문기관 출범
박윤규 차관 “새로운 수출성장 동력 확보할 것”
  • 등록 2023-06-05 오후 2:00:00

    수정 2023-06-05 오후 2:00:0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서비스,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정부가 해외 진출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힌 품목이다.

국내 ICT 수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정부가 디지털 산업의 수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는 클라우드 위에서 서비스되는 추세(SaaS)에 맞춰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고, AI는 초거대AI 자체 모델 개발 국가로서 한국의 AI생태계 활성화 차원에서 해외 진출이 추진된다. OTT역시 티빙, 웨이브 등 토종 플랫폼의 해외 진출시 콘텐츠 제작 비용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디지털 혁신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독립전문기관도 이달 내 출범시켜 종합지원을 강화한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지난 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디지털 분야 해외진출 및 수출 활성화 전략’을 발표하며 “이번 전략은 그간 수출 주력 분야에서 역할을 해온 디지털을 중심으로 최근 수출 부진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가 수출전략을 수립한 건 반도체 경기 악화에 따른 최근 ICT 분야 수출 감소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실제 ICT 수출은 지난해 7월부터 전년 동월대비 감소세로 전환됐고, 수출 절반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진에 따라 올 3분기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번 전략은 크게 △수출 유망 품목 육성 △수출 신흥시장 개척 △디지털 혁신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 등 3개의 큰 틀로 추진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전략을 5일 경제부총리 주재 ‘서비스산업발전TF’에 상정·발표한다.
디지털 분야 해외진출 및 수출 활성화 전략의 3가지 주요 방향.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수출유망품목 특화지원…통계시스템 개편도 준비

우선 SW, AI서비스, OTT,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SW·ICT서비스의 유망 품목을 육성한다.

글로벌 SW기업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R&D), 사업화, 해외 진출까지 연계해 지원하는 ‘SW프런티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유망 서비스형 SW(SaaS)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AWS나 MS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의 협력도 지원하기로 했다.

AI 서비스는 처음 기획부터 글로벌 진출에 맞도록 개발 및 해외 사업화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내년에 신설하고, 국산 AI 해외 확산을 위해 수요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돕는 글로벌 바우처도 지원한다.

OTT 기업에는 내년부터 해외 진출시 콘텐츠 제작지원 금액을 키우고, 콘텐츠와 디바이스간 동반진출도 확대키로 했다.

더불어 해외에 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부품 도입 확산을 지원하고 오픈랜(Open-RAN) 등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공동연구도 지원한다.

AI 반도체의 경우엔 국내 데이터센터에 우선 적용하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실증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수출 유망 품목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려면, 세부적인 통계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SW 수출 통계 등은 정부의 전체 수출 통계에선 잡히지 않아 과기정통부가 별도로 가공해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 주요 품목 수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선 공식 통계시스템에 이를 포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기획재정부에서도 관련 통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사진=연합뉴스)


중동·아세안이 뜬다…본투글로벌센터 해외진출 지원 역할 떼내

디지털 영토 확대 차원에서는 민관 합동 디지털 수출개척단을 오는 10월 사우디아라비아·UAE에 파견해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업 수주 기회를 확보하도록 지원한다. 중동 거점으로는 내년 UAE에 IT지원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활용해 동남아 시장도 개척한다. 첫 행보로 움직이는 곳도 바로 아세안이다. 박 차관은 “가장 먼저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디지털 수출개척단을 이달 내 파견해 국내 디지털 기업 수출을 지원하고 현지 국가들과의 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시장에도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ICT 장관 회의’를 재개하고 정부개발원조(ODA·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원조)를 활용해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아르헨티나와 콜림비아를 중심으로 한 민간 거점도 내년에 신설한다.

디지털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독립적인 전문기관도 이달 내 출범한다. 박 차관은 “현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산하에 있는 ‘본투글로벌센터’가 있는데 해외진출 지원 역할을 떼내 독립된 기관을 육성해나갈 것”이라며 “기획부터 컨설팅, JV 설립까지 다양한 지원을 전문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내 디지털 기업에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의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해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고, 혁신 서비스가 규제에 막히지 않도록 국내외 인증확보를 돕는 범부처 원스톱 지원체계(지난 3월 수립)도 활용할 방침이다.

또, 7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신산업 분야 정책금융을 통해 유망 수출기업에 우대상품을 제공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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