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점자 '훈맹정음' 문화재 된다

10월 15일 '흰 지팡이의 날' 맞아
시각장애인들 한글 익히도록 한 문자체계
  • 등록 2020-10-16 오전 10:51:02

    수정 2020-10-16 오전 10:51:02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10월 15일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유물’과 ‘한글점자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 원고’ 등 2건을 이날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흰 지팡이의 날’은 1980년 10월15일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지정한 날이다.

‘훈맹정음’은 박두성(1888~1963)이 1926년 11월 4일에 반포한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점자다. 일제강점기 시대 시각장애인들이 한글과 같은 원리를 통해 글자를 익히도록 한 고유 문자체계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은 ‘훈맹정음’의 △사용법에 대한 원고 △제작과정을 기록한 일지 △제판기 △점자 인쇄기 △점자 타자기 등 한글 점자의 제작·보급을 위한 기록, 기구 등 8건 48점이다.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사진=문화재청)
‘한글점자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원고’는 ‘한글점자’ 육필 원고본, ‘한글점자의 유래’ 초고본 등 한글점자의 유래, 작성원리, 그 구조와 체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유물이다. 훈맹정음이 창안돼 실제로 사용되기 이전까지의 과정을 통해 당시 시각장애인들이 한글을 익히게 되는 역사를 보여준다. 해당 유물은 7건 14점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훈맹정음’ 관련 유물 2건은 한글점자 창제 당시의 시대상, 역사성을 되짚어보고 우리말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근현대 문화자산의 다양성과 외연을 넓히고 사회적 가치를 부각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해당 유물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문화재로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

점자판 ‘우어’(사진=문화재청)
이 외에도 문화재청은 ‘이긍연 을미의병 일기’, ‘대한제국애국가’, ‘동해 북평성당’ 3건과 대한제국 군복 ‘전 대원수 상복’ 등 9건을 포함한 총 문화재 12건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이긍연 을미의병 일기’는 안동의병 중 한사람이었던 이긍연이 을미사변 이후인 1895년 12월 1일부터 1896년 10월 11일까지 보고 들은 사실을 기록한 일기다. 의병 군진의 결성부터 투쟁활동,해산까지 과정과 군사력 등 의병활동 당시의 실상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대한제국 애국가’는 대한제국 시기 애국가 제정의 필요성에 의해 군악대 지휘자로 초빙돼 온 독일 음악가 프란츠 폰 에케르트(Franz von Eckert, 1852~1916)가 작곡한 것을 1902년 발행한 것이다. 관악합주용 총보와 한글와 독일어로 번역한 가사가 실려 있다. 제작 경위를 밝히는 민영환(1861~1905)의 서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해 북평성당’은 1959년 건립한 시멘트 블럭 건물로 6.25전쟁 이후 시대적 배경 속에서의 건축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97호 대한제국애국가(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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