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사 소식통을 인용, 상하이 차오리가 지난 2012년 발행한 10억위안(약 1747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이자 8980만위안(약 156억원)을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를 냈다고 보도했다.
리우 티롱 상하이 차오리 부회장은 “통제 불가능한 여러 요인들로 인해 회사가 지급할 수 있는 이자는 현재 400만위안 뿐”이라며 “결국 디폴트를 선언하게 됐다”고 인정했다. 앞서도 지난 4일 상하이 차오리는 이미 디폴트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 차오리는 채권 지급이자와 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해외 태양전지 공장을 매각하는 등 자구 노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상하이 차오리의 디폴트는 규모 자체가 크진 않지만, 지난 1997년 공개거래가 허용된 이후 중국 역내 채권시장에서의 첫 디폴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1997년부터 인민은행이 시장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단 한 번의 디폴트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중대형 비금융 상장기업 945개사의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 2008년 12월 1조8200억위안에서 지난해 9월 4조7400억위안으로 260% 이상 급증했다. 중국 채권시장 초유의 디폴트 사태는 이같은 회사채 발행 붐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중국 하이통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5년만기 ‘AA-’ 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지난 5일 기준으로 7.77%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최근 넉 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중국판 베어스턴스 사태가 될 수도 있다”며 “부실화된 베어스턴스가 JP모건체이스에 매각된 이후 미국 은행들에 대한 크레딧 위험이 재평가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체 회사채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실제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 회사채시장 규모는 1월 말 기준 8조7000억위안이다. 또 상하이차오리솔라의 회사채 발행액 10억위안은 전체 회사채 잔액의 0.0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도 연쇄적인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또한 이반 정 무디스 부회장은 “이번 디폴트로 투자자들은 중국 회사채에 대한 수익과 위험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됐다”면서도 “신용 위험이 가격결정에 더 크게 반영돼 자본배분 측면에서 회사채 시장이 더 효율적으로 될 것”이라며 오히려 기대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