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밥 안 먹여주네'..ICT비중 높아도 국민소득, 고소득 국가의 절반

한은, BOK이슈노트 '디지털 혁신과 생산성 역설'
ICT산업 '반도체 등 제조업'에 편중
플랫폼·클라우드 등 서비스업 무형투자 확대 필요
  • 등록 2021-08-18 오후 12:00:00

    수정 2021-08-18 오후 9:35:02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인터넷망 1위, 인터넷 속도 1위, 5G 세계 최초 상용화, 삼성전자(005930)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우리나라는 디지털 혁신이 양호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이에 비해 경제성장이나 생산성은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생산성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출처: 한국은행)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디지털 혁신과 우리나라의 생산성 역설’이라는 제하의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ICT산업 비중은 2018년 명목부가가치 기준 14.8%로 기술 선도국인 미국 8.8%, 일본 7.9%을 상회한다. 국내총생산(GDP)의 총 투자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위, 연구개발(R&D) 비중도 2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혁신 지수 순위는 2012년 21위에서 작년 10위로 상승했다.

양호한 디지털 역량에도 경제성장, 생산성은 둔화하고 있다. 2019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GNI)은 2만8919달러로 OECD 회원국 중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의 고소득 국가 평균 대비 50%대 수준에서 정체하고 있다. 노동생산성 역시 고소득 국가의 76% 수준(2019년 기준)에 불과하다.

한은은 이를 두고 생산성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성 역설이란 ICT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함에도 산업, 국가 수준의 생산성이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디지털 혁신 기반 경제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선 경제주체들이 기술을 수용하고 동시에 조직개편, 인적자본 확충 등 기술 혁신을 보완할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한은은 생산성 역설을 해소하기 위해 클라우드, 플랫폼 등 무형 투자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CT산업 내 반도체 등 제조업 비중은 2018년 70%에 육박하는 반면 경쟁이 심화되면서 성장세가 위축될 우려가 크다. 반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ICT서비스 관련 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5% 수준에 불과하고 중국에 비해서도 기술력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유형투자 대비 무형투자 비중이 평균 38.9%(2011~2015년)로 미국(74.9%), 영국(74.8%), 유럽 평균(55.8%)보다 낮은 수준이다. 무형투자에 있어서도 제품 디자인, 브랜드, 조직혁신, 교육훈련과 같은 비기술혁신투자 비중은 27.1%로 미국(50.6%)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은은 기술금융 정책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술금융은 대출보다는 지분 투자 등으로 직접금융 형태로 이뤄져 초기 창업 기업들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 또 벤처캐피탈의 창업 기업에 대한 투자 기간이 5~7년으로 길고 기업공개(IPO)까지 가려면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중간 자금 엑시트(회수) 시장을 발달시켜 벤처캐피탈의 창업 기업 투자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정선영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제도적 혁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현재의 ICT산업 및 투자 구조를 디지털 혁신에 적합한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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