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무인기, 대통령실 촬영 못했을 것…부대간 상황 전파 미흡"

北 무인기 합참 전비태세검열 결과,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
카메라 장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용산 일대 촬영 제한적
작전 당시 상황 공유 제때 이뤄지지 않았던 정황도 확인
  • 등록 2023-01-26 오전 11:07:23

    수정 2023-01-26 오전 11:07:2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당국은 지난달 26일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카메라를 장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 일대는 촬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한 달간 진행한 북한 무인기 관련 전비태세검열 결과를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군은 이번 무인기가 과거와 같이 상용 카메라를 장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예전처럼 비행경로 사전 입력 방식으로 비행하면서 영상 촬영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촬영 방법은 수직 직하방 촬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합참 관계자는 “비행 고도와 과거 무인기에 장착된 상용 카메라의 성능 등을 고려 시 용산 지역 촬영은 제한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과거 북한 무인기들은 캐논 EOS 550D(2014년 3월 24일 파주 추락), 니콘 D800(2014년 3월 31일 백령도 추락), 소니 A7R(2017년 6월 9일 인제 추락) 등의 카메라를 달고 왔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투 사태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인기 침범 의도에 대해서 합참 관계자는 “아군의 대응 능력을 시험하는 한편 우리 사회의 혼란을 조성하고, 아군의 사격에 의한 민간 피해와 우군기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는 노림수도 내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또 합참은 이번 북한 무인기가 과거 무인기들과 크기와 형상이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기체 앞부분의 가솔린 엔진과 프로펠러, V자 형태의 꼬리날개, 주날개가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테이퍼형 직선익 등이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성능은 일부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단, 합참은 무인기 도발 대응 당시 각 부대 간에 상황 공유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등 협조가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또 북한 무인기 작전수행체계인 ‘두루미’를 적시에 발령하기 위한 평가가 미흡했고, 북한 소형 무인기 대비도 부족했다고 밝혔다.

다만 합참은 “북한 소형 무인기가 군 레이더에 점 형태로 포착되더라도 육안 관측 또는 열영상장비(TOD)로 확인한 후 무인기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기술적 한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합참에 따르면 군 레이더엔 민간항공기와 새떼, 드론 등을 포함해 하루 평균 수천개의 항적이 식별되지만, 초기 상황판단은 대부분 장비 운영자에 의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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