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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 편의점이 심야 무인점포 실험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현금 결제가 대세인 일본에서 효과가 있을지 의문도 나온다.
일본 편의점업계 3위 로손이 내년(2018년) 봄부터 도쿄 내 편의점 몇 곳에 무인 결제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고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5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다케마쓰 사다노부(竹增貞信) 로손 사장은 지난 4일 도쿄도 미나토(港)구의 차세대 편의점 연구소 ‘로손이노베이션랩’ 개장식에 참석해 무인 편의점 개점 방침을 밝혔다.
무인 편의점이라고 해서 24시간 아예 사람이 없는 건 아니다. 편의점은 점원이 지키고 있되 물건을 매장 내 배치하는 일에 집중하고 결제는 고객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제품 바코드를 인식해 처리하는 개념이다. 시간 역시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로 제한된다. 다케마쓰 사장은 “최대 3시간분의 결제 작업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2위 패밀리마트도 효율화를 추진 중이지만 무인 결제 시스템까지는 도입하지 않았다. 현금 사용 비중이 큰 일본은 여전히 편의점 이용객 80%가 현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결제 자동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 편의점 고위 관계자는 “로손의 효율화 방식은 이상주의, 세븐일레븐은 현실주의, 패밀리마트는 그 중간”이라고 평가했다.
편의점 업계로선 이례적으로 연구소까지 문 연 것도 이 때문이다. 다케마쓰 사장은 “고객과 가맹점주를 모두 만족시키려면 최첨단을 달릴 수밖에 없다”며 “사람과 디지털을 양립시켜 고객과 편의점 모두에게 효율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여론은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다. 현실을 반영치 않은 공급자 논리라는 것이다. 닛케이는 “(로손의 무인 결제 시스템은) 고객에도 부담을 강제하는 측면이 있다”며 “현금 사용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가운데 무인결제 시스템이 고객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