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내 식용유지류 업계 1·2위
CJ제일제당(097950)과
사조대림(003960)이 내달부터 가정용 식용유·카놀라유·올리브유 등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다. 대두 등 식물성 기름 원재료 생산국 기상악화에 따른 공급 부족 여파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편의점와 대형마트에 카놀라유·올리브유 등 식물성 유지류 가격 인상 계획을 전달했다.
|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식용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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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백설 올리브유 500ml’는 9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15.8% 오른다. 올리브유 가격 인상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백설 카놀라유 500ml’ 판매 가격은 기존 4800원에서 5500원으로 14.6% 오른다. 앞서 이달 3일 기준으로 대형마트에 유통되는 ‘국내에서 직접 만든 100% 콩기름(식용유)’ 1.5L는 6100원에서 6700원으로 9.8% 올랐다.
업계 점유율 2위 사조대림도 내달 중 식용유를 비롯한 카놀라유·올리브유 등 고급유를 10% 내외로 인상할 계획이다. 다만 유통 채널에 따라 구체적 인상 시점과 인상률은 협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식용유지류 시장 점유율을 보면 CJ제일제당, 사조대림 점유율이 80%를 육박한다. 나머지는
오뚜기(007310),
대상(001680),
롯데푸드(002270),
동원F&B(049770) 등 식품 대기업이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1·2위 기업 가격 인상으로 다른 기업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상의 경우 내달 식용유지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오뚜기와 동원F&B는 당장 내달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식용유지류 가격 인상은 대두 등 주원료의 글로벌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다. 시장점유율 1·2위 CJ제일제당과 사조대림은 콩과 유채씨 등을 수입해 직접 기름을 짜 정제한다. 식용류 주원료인 대두는 주요 생산국 남미 기상 악화와 미국 바이오 연료 수요 확대 등으로 1년 새 가격이 급등했다. 국내 통관 단가 기준 대두 가격은 지난 2020년 대비 41.8%, 전년 대비 9.7% 인상됐다.
특히 올리브유·카놀라유·포도씨유 등 고급유 원재료의 경우 작황 악화에 따른 신곡 생산량 감소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포도씨유와 카놀라유의 원료가는 국내 통관 단가 기준 지난 2020년 대비 각각 104%, 95% 올랐다.
지난 4일 유엔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135.7을 기록,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식물성 기름은 FFPI가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가 비싼 가격으로 수입이 되면 국내 생산 제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업체들 대부분 가격 인상 요인을 감내해왔지만 인건비, 운임비 등 제반 비용이 동반 상승하면서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