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도 내달부터 시멘트가격 12.9%↑

시멘트 가격 인상 재점화…"환경규제 강화로 5조원 투자必"
쌍용·성신양회·한일 이어 삼표·한라도 가격 인상 통보
건설사·레미콘사 부담 토로…정부도 나서 가격 안정 당부
업계 "환경규제 정부 지원 없으면 추가 인상 불가피"
  • 등록 2023-08-28 오후 2:29:08

    수정 2023-08-28 오후 2:29:57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시멘트 업계의 단가인상이 재점화했다. 업계 리딩 기업인 쌍용C&E(003410), 한일시멘트(300720)·한일현대시멘트(006390), 성신양회(004980)에 이어 삼표시멘트(038500), 한라시멘트도 가격 상향에 나선 것이다. 환경규제 강화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데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연내 혹은 내년 초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까지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삼표·한라시멘트, 9월·10월부터 12.8% 단가 인상 통보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는 최근 수요업체에 9월 1일 출하분부터 단가 인상에 나선다고 통보했다. 이로써 시멘트 t당 가격은 10만000원에서 11만8600원으로 12.9% 오른다.

회사 측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설비 증설 및 개조, 대기오염 물질 배출 저감에 필요한 신규 설비 투자 등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회사의 저조한 현금 흐름과 높은 부채 비율 등 열악한 재무구조 상황”이라며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막대한 재원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러 시멘트 공급 가격을 불가피하게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라시멘트 역시 지난주 t당 10만 5000원에서 11만 8400원으로 약 12.8% 인상을 통보했다. 단 가격 인상 시점은 10월 1일부터로 정했다. 앞선 지난 5월 쌍용C&E는 벌크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 4800원에서 11만9600원으로 가격을 14.1% 올렸다. 성신양회는 7월 출하분부터 10만 5000원에서 12만원으로 14.3% 인상했다. 한일·한일현대시멘트도 9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10만 5000원에서 11만 8400원으로 약 12.8% 올릴 예정이다. 아세아시멘트(183190)는 내부적으로 고민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가격안정 당부에도…업계 “환경규제 시설 투자 수조원 달해”

환경규제에 따른 시설 투자 비용이 수조원에 달해 이같은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멘트 업계의 입장이다.

2021년 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산·학·연 전문가 등으로 구성해 발족한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는 향후 10년 내에 5조20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했다.

먼저 2027년까지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위해 최대 2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선택적 환원촉매 설비 설치에 1조500억원, 연간 운영 비용이 9450억원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2030년 온실가스 12%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 2조 4000억원, 연구·개발(R&D) 8000억원 등 총 3조 2000억원이 든다고 판단했다. 이에 더해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연료·원료 전환설비 확충과 기술고도화에 최소 11조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멘트사들의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연관 산업에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멘트 가격이 현재보다 7∼10% 오르면 100억원 규모 공사 기준으로 재료비가 최고 1억 1400만원 추가된다고 분석했다. 레미콘사들 역시 가격 상승분을 건설사에 바로 반영할 수 없어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고 우려한다. 이에 정부까지 나서 이해당사자들을 불러 모아 가격 안정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멘트 업체들은 당분간 가격 상승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회복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던 유연탄 가격이 하락한 만큼 전기요금 등 부담이 커져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여기에 환경 투자는 단기간에 끝날 게 아니라 지속해야 한다. 정부 지원이 없다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추가적인 단가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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