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야 술이야" 무·비알코올 술 시장 커진다…최대 36% 성장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0.00'' 작년 36%↑
오비맥주 비알코올 맥주군 같은기간 13%↑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클리어 0.5(제로), 20%씩↑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음식점 판매도 허용
  • 등록 2025-01-16 오전 11:19:50

    수정 2025-01-16 오전 11:19:5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알코올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는 무·비알코올 맥주가 지난해 주요 주류업체 기준으로 10~3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에서도 판매가 허용된 데다 건강한 술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000080)의 자회사인 하이트진로음료가 내놓은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0.00’은 지난해 매출(도소매 합)이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하이트제로0.00은 알코올이 전혀 없고 맥주 향과 맛이 첨가된 음료다. 국내 최초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로 2012년에 나왔다. 출시 첫해 판매량이 600만캔 수준이었지만 갈수록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알코올이 전혀 없는 음료는 무알코올로, 1% 미만 함유된 음료는 비알코올(논알코올)로 분류된다. 무알코올은 맥주 제조 과정이 탄산음료와 유사해 술을 제조할 때 거치는 발효 과정이 없고 음료에 맥주와 비슷한 향과 맛을 첨가해 맥주를 만든다.

반면 비알코올은 맥주와 동일한 발효 및 제조과정을 거쳐 맥주를 만든 후 알코올 분리 공법을 통해 알코올을 제거한다. 이렇게 하면 맥주에 남아 있는 알코올 함량은 0.01~0.05% 정도다. 알코올 반응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독일 공대 연구진이 내놓은 한 논문을 보면 잘 익은 바나나는 알코올 함량이 0.04%, 식빵은 0.1~0.3%다. 다만, 무·비알코올 맥주 모두 ‘성인용 음료’라 마트나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도 성인 인증이 필요하다. 식당에서도 미성년자에겐 판매될 수 없다.

오비맥주의 비알코올(논알코알) 맥주 판매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13% 늘었다. 편의점, 마트 등 가정용 판매채널에서의 판매액 기준이다. 오비맥주는 ‘카스 0.0’, ‘호가든 제로’, ‘버드와이저 제로’, ‘호가든 0.0 로제’, ‘카스 레몬 스퀴즈 0.0’ 총 5종의 비알코올 음료를 갖고 있다. 롯데칠성(005300)음료도 비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0.5’와 무알코음료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가 있다. 두 제품 모두 지난해 판매가 전년 대비 20%씩 늘었다. 도소매 판매량을 모두 합친 기준에서다.

무·비알코올 맥주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건강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데다 지난해 6월부터 음식점에서도 무·비알코올 음료 판매가 허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전까지 종합 주류 도매업자가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는 주류 제품은 알코올 도수 1% 이상의 주류로 제한됐다. 오비백주는 주류법 개정안 시행 이후 업계 처음으로 카스 0.0을 일반 음식점에 내놨다. 카스제로 병이 입점된 한식당, 고깃집, 주점 등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3만개로 늘어났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415억원에서 2023년 644억원으로 55.2% 성장하고 지난해에는 704억원, 오는 2027년에는 946억원으로 1000억원대 육박할 전망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음식점에서 무·비알코올 판매가 시작됐지만,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어 소매가 아닌 음식점 판매는 아직 크지 않다”며 “‘비알코올 회식’이 좀 더 알려지면 시장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했다.

(사진=각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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