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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005380) 그룹 부회장,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제분야 특별수행단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 12일 최종적으로 각 그룹에 총수들의 방북단 동행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각 기업과 연계해 남북 경협 추진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 ‘전자·건설’, 현대차 ‘철도·철강’
재계 맏형인 삼성은 애초 대외협력담당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북단 일원으로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청와대 측의 요청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동행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모두 전문경영인인 윤종용 전 부회장이 동행해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이 성사되면 삼성에서는 첫 총수의 방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인도 노이다 휴대전화 신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고, 8월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회동한 바 있다. 또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화답해 향후 3년간 총 180조원의 투자 및 고용 계획도 발표해 방북단의 일원으로 참여하는데 별 무리가 없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028260)(건설·패션·상사) 등이 경협에 참여할 수 있는 계열사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여 년 전 평양에서 TV를 생산한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생산 물량은 연간 약 5만대 수준으로 부품을 서해로 운송해 평양으로 공급하고, 현지 공장에서 조립해 다시 배로 국내에 들여왔다. 약 10년간 이어지던 북한 TV 생산은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2010년 공식 철수했다. 또 개성공단 내 협력사들이 생산한 제품을 계열사인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이 납품받기도 했다.
SK ‘통신·에너지’, LG ‘전자·농업’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방북하는 방안을 두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2007년 한 차례 방북한 경험이 있다. 2000년엔 손길승 전 SK회장이 방북단에 참여했었다. SK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017670)(통신인프라)과 SK건설을 비롯해 수해재난 방지 등 임업 분야 등에서 경협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SK그룹의 주요 사업인 정유·LPG 등 에너지 분야도 경협에서 주요 분야로 꼽히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청와대 요청에 대해 각 그룹이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남북 경협이 힘을 받으려면 총수가 같이 갈 수 밖에 없다”며 “문제는 기업 입장에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제재 등과 관련해 경협에 나서는 것에 대해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청와대 측은 총수들의 방북과 관련해 “어떤 분이 갈지는 해당 기업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청와대 요청을 기업들이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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