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호주 정부가 전 세계 최초로 16살 이하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SNS)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법안을 발의한 데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 일론 머스크가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열린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6차 시험 비행 발사를 관람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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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언론의 자유 옹호자로 칭하는 머스크는 21일(현지시간)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가 이 법안에 대해 X에 올린 글에 대해 답변에서 “모든 호주인의 인터넷 접속을 통제하려는 우회적 방법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법안을 통해 청소년의 SNS 사용 억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호주의 이번 법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법안으로 꼽힌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어린이나 청소년의 계정 보유를 막지 못하면 최대 5000만 호주 달러(약 455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걸 골자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틱톡과 페이스북, 스냅챗, 레딧, 엑스, 인스타그램 등은 사용자의 연령을 제한할 방법을 1년 안에 마련해야 한다.
미셸 롤랜드 호주 통신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해당 법안을 제출하면서 “14살에서 17살 사이 호주 청소년의 3분의 2가 약물 남용이나 자살, 자해, 폭력 등 극도로 해로운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본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는 이와 함께 18살 이하 청소년이 온라인 성착취물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 21일(현지시간) 호주에서 소셜 미디어를 규제하는 법안에 관한 일론 머스크의 X 게시물(사진=X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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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는 이전에도 호주 정부의 SNS 정책을 놓고 이견을 보인적이 있다. 당시 호주 정부가 온라인에서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SNS 규제 법안을 공개했는데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호주 정부를 향해 “파시스트”라고 비난하며 날을 세웠다.
또 X는 지난 4월 호주 시드니에서 가톨릭 주교인 조지 펠이 흉기에 찔린 사건에 관한 게시물 삭제 명령을 둘러싸고 호주 사이버 규제 기관과 법정 싸움을 벌였다. 호주 사이버 규제 기관은 해당 게시물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삭제를 요구했지만, X는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특정 국가의 규제가 전 세계 인터넷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게시물 삭제를 거부했다. 이로 인해 알바니즈 총리는 머스크를 “오만한 억만장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