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행물량 축소 안 먹혀…국고채 10년물 장중 2.58% 넘어

3년 2개월래 최고치 또 다시 경신
"발행물량 축소로 채권금리 상승 못 막을 듯"
"한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국고채 단순 매입 쉽지 않을 듯"
  • 등록 2021-10-29 오후 3:56:52

    수정 2021-10-29 오후 4:26:05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58%를 넘어 3년 2개월래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전일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발행 물량 축소 등의 조치로 시장 안정에 나섰지만 채권값 추락 심리(금리 상승)는 안정화되지 않고 있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를 장중 2.583%를 넘어 2018년 8월 1일(2.589%)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0.186%포인트까지 상승한 것이다. 3년물은 장중 2.1%를 넘어 2018년 8월 3일(2.108%) 이후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이날 국채 금리는 2년물, 3년물, 5년물, 10년물, 20년물, 30년물 등 전 채권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최종 채권 민평금리는 오후 4시반께 금융투자협회에서 집계된다.

국고채 금리가 숨 쉴 틈 없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 타 국가 대비 견조한 경제성장률, 높은 물가상승률 등에 기인한다. 다만 그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서만 0.2%포인트 넘게 급등했고 3년물 금리는 0.4%포인트 가량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국 대비 빠른 급등세다.

이런 상황에서 전일 정부와 한은이 국고채와 통안채 발행 물량을 줄이겠다고 나섰지만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악화된 채권 시장의 심리를 충분히 풀어줬다는 생각이 안 든다. 시장에선 국고채 단순 매입 등 강력한 대응을 기대했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발행 물량 축소는 채권 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뒤부턴 얼마나 어떤 강도로 어디까지 올릴 것이냐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올 11월과 내년 1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가 1.25%로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현재의 국고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1.75%를 반영한 수준일 정도로 높게 올라와 있다. 김 연구원은 “(채권 가격 급락에) 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11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지만 얼마나 세게 드라이브를 걸 것인지 불확실하다. 그나마 통화정책 방향성을 알 수 있을 때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때까지인데 그때까진 너무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렇다고 금통위원들이 중간에 나와서 소통하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상반기처럼 국고채 금리가 오른다고 한은이 국고채 단순 매입을 통해 채권을 사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반기때는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이 불확실한 반면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부턴 금리를 올린다는 방향이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단순매입으로 채권을 사주게 되면 유동성이 풀리게 된다. 기준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유동성을 풀 수는 없을 것이고 이를 흡수하고자 통안채 등을 발행하면 단기자금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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