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험지 출마가 해당행위인가"…'4수생 공천금지' 반발 확산

정미경, 최고위 공개 발언 "배신감 안 느끼도록 해야"
윤상현 "당 어려울 때 헌신…가산점을 줘도 부족해"
박성효 예비후보, 1인 시위 나서…'공정·상식 파괴'
  • 등록 2022-04-04 오후 1:02:11

    수정 2022-04-04 오후 1:02:11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국민의힘 지방선거 공관위원회가 결정한 ‘동일 선거구 3회 이상 낙선자 공천 원천 배제’ 규정을 두고 당 내부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험지 출마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판과 함께 2018년 지방선거가 치러질 당시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이데일리DB)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동일 선거구에 3회 이상 출마해 낙선하신 분들을 공천 배제 사유 대상으로 들었다”면서 “험지에 계신 분들이 해당 행위를 한 것처럼, 마치 나쁜 짓을 한 분들인 것처럼 배제 대상으로 함께 얘기했다는 것 자체가 일단 충격이었다”고 공개 발언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민주당 정권에서 치른 첫 선거였던 2018년 지방선거를 언급하며 “절대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중앙당에서 제발 나가달라고 요청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다 떨어졌는데, 헌신하신 분들이 떨어졌다고 이번에 아예 공천 배제 대상이라고 하니 누가 받아들이겠나”라며 “험지에서 고생한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헌·당규를 다 뒤져봐도 이런 배제 대상은 없다”며 “더 나아가 이건 위헌·위법 사유가 될 수 있다. 누군가가 가처분 신청을 해 공천의 효력 자체가 무효가 되면 그 지역 자체에서 우리는 그냥 자멸해버리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018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 배제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그는 “당이 힘들 때는 ‘선당후사’ 하라면서 등을 떠밀어놓고 정권을 되찾으니 이제는 그들을 패배자, 구태로 낙인찍고 내치는 건가”라며 “당이 힘을 되찾았으면 어려웠을 때 헌신한 이들에게 위로와 감사, 그리고 가산점을 줘도 부족할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미국의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에이브러햄 링컨은 3번이 아니라 상·하원의원 5번 실패 등 총 7번 이상 낙선한 뒤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면서 “낙선자를 배제하는 공천규정이 ‘한국의 링컨’ 배출을 차단하겠다는 뜻은 아닌지 되새겨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 정가에서는 더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날 상경한 박성효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험지 광역단체장 3회 낙선 공천 배제는 공정과 상식 파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2006년 당선돼 민선 4기 시장을 지난 박 예비후보는 2010년 염홍철(자유선진당), 2014년 권선택(새정치민주연합), 2018년 허태정(민주당)에 내리 패해 해당 규정의 대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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