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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한때 증권시장에서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약 17% 떨어진 92만1000원까지 하락했다. LG생건 주가가 100만원 밑으로 내려온 건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약 3년 반 만이다. 2020년 코로나가 터졌을 때도 LG생건은 주가 100만원을 지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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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전망치)를 밑돌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LG생건은 작년 연말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연말 프로모션에 공격적인 참여를 하지 않으면서 면세 매출액이 당초 대비 1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의 중국 정부는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하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가 불법이나 도덕적 품행이 나쁜 것을 규제하고 있다. 이른바 ‘홍색 정풍 운동’을 통해 품행이 나쁜 연예인을 규제하고 높은 수준의 도덕적 소양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화장품 업계에 절대적인 왕홍이 최근에는 세금까지 포함해 수수료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 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해 따이공은 국내 면세업계에 할인을 요구하며 무리한 리베이트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LG생건 측이 거절하면서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 실제 중국 유명 왕홍인 웨이야는 작년 광군절 행사에서 예약판매만으로 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웨이야는 홍색 정풍 운동에 따라 탈세로 2500억원의 벌금을 맞았다. 이에 웨이야와 같이 벌금을 맞은 왕홍이 화장품 업체게 웃돈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대표적인 중국향(向) 회사인 LG생건의 폭락으로 아모레퍼시픽, 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 F&F, 코스맥스 등 중국 관련 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멸공(공산주의를 박멸하다)’을 외친 것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을 겨냥했다고 하지만 결국 공산주의의 뿌리는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한국 제품 불매로 번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LG생건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면세 매출을 제한한 것”이라며 “이날 하락은 LG생건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중국 관련주의 약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