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철강 공급과잉 우려…보복조치 주시해야"

전문가가 바라 본 美 철강 규제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제언
  • 등록 2018-03-02 오후 5:41:12

    수정 2018-03-02 오후 7:04:12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미국의 철강 수입규제와 관련 전세계 철강 시장에 공급과잉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장기적으로는 철강뿐 아니라 우리나라 무역 전반이 악화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흘러나온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미국 철강 수입 규제에 따라 전세계 철강 가격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는 우리 철강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김 위원은 “미국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12개 특정국가에 53% 관세를 부과했다면 글로벌 업체들 간 경쟁이 됐겠지만, 모든 나라에 똑같이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미국 내 업체와 글로벌 업체 간 경쟁으로 바뀌었다”며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는 미국 외 전세계 철강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는 “글로벌 업체들이 대미 수출이 막히면 다른 나라들로 물건을 내보내게 될 것”이라며 “미국 철강 가격은 오르겠지만 전세계 철강가격은 떨어지고, 그러다보면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업 간 옥석가리기가 이루어질 것이고 만약 우리 기업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이같은 보호무역주의가 유럽연합(EU)이나 중국으로 번질 경우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중국과 EU는 이미 자국 내 공급과잉이 심한데 이번 미국 조치를 핑계삼아 보호무역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예를 들어 중국이 보복관세 조치로 미국 농산물에 추과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일 경우 전세계 무역전반이 악화될 수 있다. 한국과 같이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제일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김 위원은 “현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악화되거나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야한다”며 “또 기업은 미국 현지 생산 또는 대체 시장을 찾는 등 각자의 노력을 지속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유로 ‘FTA 체결 국가는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을 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이를 들어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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