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올 들어 총 9차례에 걸쳐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 간 연합공중훈련, 그리고 우리 측 인사들의 미군기지 방문 등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공고히 했다고 7일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가 내주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이날 배포한 ‘확장억제 자료’에 따르면 한미 정상이 올해 4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제고’ 이행에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을 한 것은 전략폭격기 B-52H다. 지난 3월 6일 올해 처음 한반도에 전개한 B-52H는 3월 28일 북한이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공개하자 그 대응 차원에서 4월 5일 다시 날아왔다.
| 김승겸 합참의장(앞줄 가운데)과 케네스 윌스바흐 美 태평양공군사령관(앞줄 가운데 오른쪽)을 비롯한 한미 작전요원들이 지난 달 19일 미 전략폭격기 B-52H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합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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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H는 북한이 4월 13일과 7월 13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을 실시한 다음 날에도 한반도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6월 30일에는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지난달 17일에는 B-52H 폭격기가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 상공에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개막식 축하비행을 한 뒤 사상 처음으로 우리 공군기지(청주기지)에 착륙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달 22일엔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우리나라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자위대 전력까지 참가한 한미일 3국 간 공중훈련이 처음 이뤄졌다.
이와 함께 우리 군 관계자들은 제8차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참가와 연계해 올 2월 24일 미 조지아주 킹스베이 소재 미 해군 원자력잠수함기지에서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웨스트버지니아’에 탑승해 내부 시설 등을 둘러봤다. 또 이달 1일에는 한미 국방당국자들이 미 캘리포니아주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Ⅲ’의 시험발사를 참관하기도 했다. 우리 당국자들이 미국의 ICBM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한 건 2016년 이후 7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였다.
또한 올 7월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에 맞춰 미 해군 전략핵작수함(SSBN) ‘켄터키함’이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외에도 원자력 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 ‘미시건함’과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 및 ‘로널드 레이건함’이 한 차례씩 다녀갔다. 미군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 또한 우리나라에 한 차례씩 전개했다.
| 한미일 함정이 10월 10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앞열 우측부터 한국 해군 율곡이이함, 미국 해군 슈프함, 일본 해상자위대 휴가함, 둘째열 한국 해군 천지함, 셋째열 미국 해군 로널드레이건함. (사진=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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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전력 가운데 ICBM과 SSBN, 전략폭격기는 미국의 ‘핵 3축’ 체계로 꼽힌다. 따라서 해당 전력이 한반도에 전개하거나 우리 군 관계자들이 미국 내 관련 기지를 방문한 것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 등 ‘확장억제’ 효과가 있더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한미 양국은 확장억제 실효성 제고를 위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핵협의그룹(NCG)을 운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해 핵운용 관련 정보공유, 협의, 기획·실행 등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며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를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