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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직접투자(현금 흐름 기준)는 지난해 51억달러(약 6조8200억원)로 전년보다 40% 급감했다. 지난 2014년 100억달러를 넘어섰던 투자액은 현재 반토막이 났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이후 대중 강경책이 이어진 영향이다.
특히 정보기술(IT)과 과학기술, 법률 등 전문 분야의 대중 직접투자는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정부가 첨단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한 데다, 기업들이 지적재산권 침해 리스크를 이유로 R&D 부문을 해외로 이전한 여파다.
IBM도 그중 하나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IBM은 최근 내부 회의를 열어 감원을 공식 발표하고, 현지 R&D와 테스트를 담당하는 IBM 중국개발센터와 IBM 중국시스템센터를 폐쇄했다. 잭 허겐로더는 이날 직원들에게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해져 중국 인프라 사업이 축소돼 중국 내 연구개발 인력을 해외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은 인도 등 해외로 R&D 부문을 이전하며 약 16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중의 무역 갈등 장기화도 발목을 잡았다. 양국이 서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탈중국화 행렬에 가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지난 5월 중국에서 근무하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사업 담당 직원 700~800명에게 해외 전근을 요청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AI 개발 역량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자 현지 사업 축소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기업들도 대중 투자를 줄이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GM은 중국에서 R&D 부문의 구조조정과 함께 생산 시설 축소에 나섰다. IT 업계와 마찬가지로 비아디(BYD) 등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등에서 저가 공세에 나서며 해외 자동차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지난 2020년 중국 시장에서 해외 완성차 브랜드 점유율은 60%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40%대로 뚝 떨어졌다. 이에 미국 뿐만 아니라 혼다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도 사업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美 대선 결과 상관없이 中규제 지속
다만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 대부분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반도체 핵심 소재인 갈륨은 중국이 세계 공급량의 98%를 차지하고 있고, 게르마늄은 60%를 담당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는 70~80%가 중국산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국 규제를 강화하며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탈중화’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FT는 “미·중 대립에 따른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반도체 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과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