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8일 한국 증시가 유독 아시아 증시 중에서 낙폭이 큰 것은 펀더멘털이 약해진 가운데 무역분쟁 등 글로벌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별히 증시를 끌어올릴 만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 약한 펀더멘털로 인해 불확실성이 짙어졌다는 설명이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43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2066선을 찍는 등 2% 넘게 하락세다. 지난달 초 2057.97까지 떨어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날 증시 낙폭에 대해 “현재에는 높아진 글로벌 분쟁의 긴장감을 주가가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센터장은 “이날 한국뿐만이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의 증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부진한 경제지표에 더해 글로벌 분쟁의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 등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에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다면 이는 사실상 좋은 결과가 아니었다”며 “투자심리는 이러한 부분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며 지난주 주가에 선반영된 것을 넘어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기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 역시 전체적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현재 한국은 딱히 좋은 호재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매크로 이슈 등도 좋지 않다”며 이와 같은 상황이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현재 경기가 좋기 때문에 7월 중 금리인하를 결정하게 되면 증시에 호재가 가능하겠지만, 한국은 펀더멘털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설사 금리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하 등의 변수에도 상승 동력이 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