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접경 훈련군 철수..출구전략 신호탄?

푸틴, 러시아 서부 훈련마친 15만명에 철수명령
서구사회, 냉온탕 전략 병행..출구전략 모색중
  • 등록 2014-03-04 오후 4:51:14

    수정 2014-03-04 오후 4:51:14

[이데일리 이정훈·김유성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훈련중이던 군 병력을 전격 철수시켰다.

아직 정확한 배경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서방사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체면을 살려줘 군대를 물릴 수 있도록 하는 출구전략 마련에 부심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우크라 접경 훈련’ 러시아軍, 전격철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서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훈련중이던 15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군 병력에 대한 철수 명령을 내렸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날 오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서부에 있는 군에 기지 귀환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도 해당 병력들에게 7일까지 기지 복귀를 명령했다고 확인했다.

크림반도에 군 병력 1만6000명을 진주시킨 푸틴이 지난 한 주에 걸쳐 러시아 서부에서도 대규모 훈련을 감행하며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압박해온 만큼 이같은 조치가 긴장감 완화의 전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를 반영하듯 러시아 주식시장의 대표지수인 MICEX지수는 오전 11시39분 현재 전일대비 2.24% 반등하고 있다. 전날 사상 최저까지 곤두박질쳤던 러시아 루블화도 같은 시각 달러화대비 0.7% 상승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크림반도 지역에서는 한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최후통첩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오며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했지만 우려했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 해군에 새벽 5시(한국시각 오전 10시)까지 투항하지 않으면 군사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해왔다고 보도했지만 러시아 흑해함대 관계자는 “이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부인했다. 실제 최후통첩 시한이 7시간 가까이 지난 상황에서도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은 상태다.

◇ 서구권, 냉온탕 전략속 출구전략 모색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은 지난 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외교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의 군사 개입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러시아가 군사를 철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를 겨냥한 선별적 조치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고는 원론적 차원일 뿐 실제로는 러시아에 “대안으로 국제사회 감시와 중재를 받아들이라”고 조언을 제시하는데 방점을 뒀다. 이날 파이낸셜 타임스(FT)도 외교장관 회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점진적 군대 축소(de-escalate)’와 ‘출구(off-ramp)’였다고 전했다.

결국 현 단계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우크라이나의 긴장 완화에 두면서 푸틴 대통령으로 하여금 적당히 체면을 세우도록 해줘 차츰 군대를 철수할 수 있도록 출구전략을 마련하자는 얘기다.

EU 국가들의 이같은 방침과 사전 조율이 이뤄진듯 조셉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외교장관 회의 직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크림 자치공화국에 실사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거듭 제안했다. 이미 푸틴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실사단, 중재기구 설치에 합의한 만큼 러시아도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은 냉탕전략도 지속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대해 모든 경제·외교적 제재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러시아는 철저하게 고립될 것이고 경제는 부정적 영향을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구체적 제재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상원 유럽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코네티컷주) 의원은 “상원은 현재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며 러시아 고위층의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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