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게임 끝났다"…추석 이후 식품 가격 줄줄이 오른다

라면업계 1위 농심發 가격 인상 고삐 풀려
팔도, 10월부터 왕뚜껑 11% 인상…오뚜기도 인상폭·시기 검토
유업계·제과업계 줄줄이 인상 전망
  • 등록 2022-09-07 오후 3:57:51

    수정 2022-09-07 오후 4:42:20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식품업계가 추석 연휴 이후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인건비 등 제조 원가 압박에 따른 조치나 업체들의 잇단 인상으로 소비자물가 인상에 따른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물가상승으로 소비자 물가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이마트 영등포점에서 관계자가 특가 기획 상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7일 hy(옛 한국야쿠르트) 계열 팔도는 내달 1일부터 12개 라면 브랜드 제품 평균 가격을 9.8%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 후 약 1년 만이다.

가격 인상에 따라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0%,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소비자 판매가격은 유통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팔도 관계자는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 원가 압박이 커졌다”며 가격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팔도의 가격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 4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국제 곡물값 급등과 물류비 상승으로 원부재료 가격 인상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라면 업계 1위 농심(004370)이 가격 인상 계획을 내놓은 만큼 2·3위 업체들의 심리적 부담이 다소 줄어든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주요 라면 제품 26개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올리기로 했다.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8월 이후 1년만이다. 인상 품목은 라면 26개다. 이에 대형마트 기준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오른다.

농심발 라면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오뚜기(007310) 역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인상폭과 인상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양식품은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의 추이를 보는 중이다.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지난해 라면 가격을 10% 안팎 인상했다.

라면 외 가공 식품 가격도 추석 전후로 일제히 오른다. 사조는 살코기참치 100g을 2900원에서 3300원으로 13.8%으로 인상했다. 이보다 앞서 동원F&B(049770)는 지난 7월 참치캔 제품 가격을 10% 가량 올렸다.

지난달 1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료 가격 인상 등 여파로 원유 가격 역시 인상 수순을 밟고 있다. 유업계 1위 서울우유는 낙농가에 지급하는 원유 가격을 리터당 58원 올려주기로 한 가운데 원유가 인상분을 반영하면 흰우유 상품 소매 가격은 리터당 3295~3338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우유 흰우유 리터당 가격은 전국 평균 2758원, 매일우유는 2715원이다.

곡물을 주재료로 쓰는 제과 업계 역시 가격 인상을 고심 중이다. 특히 오리온(271560)의 경우 지난 2013년 제품 가격 인상 이후 9년간 가격을 동결한 상황인만큼 하반기 중 가격 인상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년새 원부자재 가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 각 업계 1등 기업들이 총대를 맨 형국”이라며 “가격 저항이나 소비자에게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오래 버틴 기업들이 많지만 대내외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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