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인공지능(AI) 법률상담 서비스 ‘AI대륙아주’ 출시 후 대한변호사협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지난 3월 출시 후 7개월만이다. 대륙아주는 변협의 징계가 리걸테크(법률·기술 결합 서비스) 산업 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동훈타워 12층 대륙아주 대회실에서 긴급기자 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최창영 해광 대표변호사,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 변호사, 이재원 넥서스AI 대표.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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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철(60·사법연수원 22기)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동훈타워 12층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변협이 대륙아주에 대해 징계개시 청구를 한 것과 관련해 “징계 결정이 날 경우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의 신청을 하고 이후 소송 등을 통해 징계의 적법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대륙아주’는 대륙아주가 축적한 법률데이터를 기초로 만든 서비스로 지난 3월 공개됐다. 대형로펌 최초로 공개된 이 서비스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 리걸테크 벤처기업 넥서스AI가 네이버(NAVER(035420))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개발됐다.
이날 대륙아주가 기자회견을 연 것은 변협이 지난달 24일 대륙아주 법인과 변호사 7명(대표변호사 5명, 변호사 2명)을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징계개시를 청구하면서다.
변협은 AI대륙아주가 변호사법상 변호사 광고규정과 동업금지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변호사법 제34조 5항 조항은 변호사가 아닌 자는 변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해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가 아닌 넥서스AI가 AI대륙아주를 통한 광고로 경제적 이익을 거뒀다는 게 변협 측 주장이다.
이규철 대표변호사는 “변협의 주장은 변호사법 규정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것으로 부당하다”며 “변협 징계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해 AI대륙아주의 적법성을 입증하되 오늘자로 AI대륙아주 서비스를 중단하고 징계절차가 마무리되면 모든 상황을 고려해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변협이 AI대륙아주를 법률 상담 서비스 측면으로 본다면 우리는 법률에 관한 기본 정보 제공 서비스 측면에서 본다는 점에서 결정적 차이가 있다”며 “예를 들어 네이버 같은 포털에 검색하면 정보를 제공받듯이 법률 쪽에서 기본 정보를 제공해주면 향후 젊은 변호사를 찾아가기도 쉽고 수임 및 직역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륙아주에 따르면 서비스 공개 후 AI대륙아주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5만5000명, 건수는 10만건에 이른다.
대륙아주는 향후 변협 징계 절차에 대비하기 위해 부장판사 출신 최창영(24기) 해광 대표변호사를 특별대리인으로 세웠다. 대륙아주는 향후 앞으로 진행될 변협 변호사 징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AI대륙아주가 적법하다는 점을 적극 소명한다는 계획이다.
이 변호사는 “변협의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리걸테크 산업이 움츠러들지 않도록 법무부 법률 AI 가이드라인 등 관련 제도가 하루 빨리 마련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