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가 중국 기업들의 파생상품 손실 한계선으로 추정되는 환율대를 뚫고 내려간 만큼 앞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외환당국이 환율 변동폭을 확대한지 사흘째인 19일(현지시간) 위안화 가치가 하루만에 1% 이상 떨어지며 1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전일대비 1% 하락한 달러당 6.2003위안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4월9일 이후 거의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민은행의 고시환율인 6.1351위안에 비해서도 1.06%나 하락한 것이다.
역외시장인 CNH에서도 1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전일대비 0.34% 하락한 6.1992위안까지 떨어지며 6.2위안에 바짝 다가섰다.
특히 전날 저장(浙江)성 부동산 개발업체인 싱룬지예(興潤置業)가 부채 35억위안(약 6060억원)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내면서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감까지 나온 것이 위안화 하락을 부추겼다.
문제는 위안화 하락으로 인해 위안화 절상에 베팅했던 중국 기업들이 투자한 파생상품들이 줄줄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1달러당 6.20위안이 넘을 경우 이 파생상품 손실액이 최대 수십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중국 수출업체들을 중심으로 가장 인기를 끌었던 파생상품 가운데 하나는 타깃 리뎀션 포워드(Target redemption forward·TRF)라는 상품으로, 위안화 가치가 오를 때엔 매달 수익금을 받지만 위안화가 특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이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로 돼 있다.
다만 그는 “그동안 이같은 규모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일부 기업들은 미리 위안화 약세에 대비해 신규 포지션을 쌓거나 기존 상품의 듀레이션(잔존만기)을 확대하는 등 대비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다리우스 코왈치크 크레디 아그리꼴 이코노미스트도 “이같은 외환관련 구조화 상품은 주로 은행들이 중국이나 대만 중소기업들에게 판매했다”며 “달러당 6.15위안을 넘어서면 은행들은 더이상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고 6.20위안이 넘으면 기업 손실이 무제한으로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다수의 글로벌 헤지펀드들도 위안화 강세에 베팅해 이같은 투자를 해왔지만, 상당수 헤지펀드들은 올초 위안화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을 대부분 청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