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중진 의원은 최근 점심 자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탄식했다. 여당이 새 정부가 들어선지 100여일 만에 사상 최대 위기에 처했다. 당의 중징계에 따른 당대표 공석 사태, 최악 수준의 대통령 및 정당 지지율,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법원의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새 비대위 출범 추진 등 일련의 사건이 최근 두 달이 채 지나기 전에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에도 없는 당대표 관련 규정을 준용,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여기에 또다시 당헌·당규를 개정,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근거를 마련할 참이다.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가 꼼수 개정을 지속하는 사이 정치에 등 돌린 국민은 늘어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에 따르면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응답자는 8월 초 23.7%로, 지난 5월 대통령 취임 당시 12.6%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