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생존 불가”..신동빈, HQ 재편·외부인재 수혈로 ‘새판짜기’

54년만에 처음 유통부문 수장 외부 인사로 기용
유통총괄 대표는 P&G 출신 김상현
호텔총괄 안세진 전 놀부 대표
백화점부문 신세계 출신 정준호 대표
BU 체제 끝내고 6개 사업군 중심의 HQ로 재편
  • 등록 2021-11-25 오후 4:44:53

    수정 2021-11-25 오후 8:35:3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혁신을 위해 모험적인 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의 한 임원은 내부 인사만으로는 조직개편에 한계를 느낀 그룹 수뇌부가 파격적인 인사를 했다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이 25일 발표한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순혈주의 타파다. 특히 그룹의 핵심인 유통부문은 주요 보직자를 외부 인재로 채웠다. ‘변화된 롯데’를 만들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이날 임원인사에서 P&G 출신의 김상현 롯데 유통총괄 대표(부회장), LG그룹과 모건스탠리PE 등을 거친 안세진 놀부 전 대표의 호텔총괄 대표(사장)를 선임하는 등 요직에 외부 인사를 중용했다. 롯데가 유통 부문 수장을 외부인사로 영입한 것은 1967년 한국 사업을 시작한 지 54년만에 처음이다. 김 부회장과 손발을 맞출 롯데쇼핑 백화점부문 신임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지에프알 대표를 선임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사진=롯데)
외부 인재 영입…‘안정 버리고 변화 선택’

유통명가 롯데는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를 추구하기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 경쟁사에 비해 뒤쳐진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추진 등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다. 롯데는 이미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경쟁사에 비해 늦었지만 전사적인 혁신 드라이브를 통해 유통 부문의 새판을 짠다는 각오다.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인 김 부회장은 1986년 미국 P&G 입사를 시작으로 홈플러스, DFI 리테일그룹 등을 거친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김 부회장은 백화점·마트·슈퍼 등 오프라인 채널과 이커머스 사업을 연계하는 옴니채널 구축 등 롯데 유통사업 전반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설 전망이다.

정준호 백화점부문 대표는 신세계 출신으로 2018년 연말에 롯데지에프알 대표로 영입한 외부 인재다. 그는 지난 3년간 롯데지에프알에서 수익성이 좋지 않은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하는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브랜드 전문가인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의 브랜딩과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에 나설 적임자다.

▲안세진 롯데 호텔군 총괄대표 사장. (사진=롯데)
호텔총괄 대표에 선임된 안 사장은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신사업 전문가다. 안 사장은 롯데그룹의 숙원인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브랜드 강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코로나19 부진을 털고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롯데컬처웍스 수장엔 최병환 전 CGV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확실한 성과주의 인사…HQ체제 도입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올해는 부회장, 사장 등 승진자도 예년보다 늘었다. 롯데그룹은 기존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해 4인의 부회장 체제로 운영된다. 김교현 화학HQ 총괄 대표와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교현 부회장은 그룹 내 최고 석유화학 전문가로, 롯데케미칼의 견고한 실적을 낸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동우 부회장은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 사장은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은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신임 지주 재무혁신실장은 고정욱 롯데캐피탈 부사장이 맡는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는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롯데이네오스화학의 후임 대표이사로 보임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

계열사별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직도 개편했다. 롯데는 2017년 3월 도입했던 BU 체제를 5년 만에 끝내고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바꿨다. 이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두어 전략적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유통 수장을 외부인사로 기용해서 내부적으로는 혁신을 가속화하고 외부적으로는 초핵심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신동빈 회장도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조직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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