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희 “진짜 나 마주하게 돼”....'혼자 사니 좋다'

이혼 후 5년동안 깨달은 지혜 담아
"화려했던 과거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해"
  • 등록 2020-06-09 오후 3:18:40

    수정 2020-06-09 오후 3:18:4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혼자가 되고 비로소 진짜 나를 마주하게 됐다.”

이혼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방송인 서정희는 최근 발간한 에세이 ‘혼자 사니 좋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책은 서 씨가 이혼 후 5년 동안 혼자 살며 느낀 이야기를 담았다.

열아홉살에 광고 모델로 데뷔한 서정희는 같은 해 아이를 임신하고 결혼한다. 주부로 살아가면서도 서씨는 지난 30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미디어의 아이콘 자리를 지켰다.

이혼과 함께 서 씨의 완벽해 보였던 지난 세월은 무너졌다. 번듯해 보이려 애쓰고 살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서씨에게 족쇄가 됐고, 안간힘을 쓰며 버텼던 결혼 생활도 실패로 끝났다. 지난 5년 동안 서 씨는 혼자 살면서 온전한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그녀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처에는 멍자국이 남아있고, 단순해지고자 노력했으나 군더더기도 아직 많다”면서도 “나이는 들었고 가진 것 없이 이혼했지만 분명한 건 화려한 집에서 근사하게 살던 시절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외친다.

책에는 혼자 시간을 보내며 그녀가 깨달은 삶의 지혜가 담겼다. 아무도 보지 않지만 아침마다 테이블 세팅을 바꾸고, 집에서도 꽃무늬 시폰 치마를 입고 털이개를 만든다. 글쓰기를 통해 이혼 후 시달렸던 극심한 공황장애를 이겨내기도 한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그녀는 “나를 완전히 사랑하지는 못하더라도 인정하고 용인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딸과 엄마 등 가족에 대한 애틋함도 이혼 후 더 깊어졌다. 가난한 집에서 아빠 없이 자라며 마음 한편 엄마를 원망했던 서씨. 혼자 힘으로 살면서 엄마의 삶을 더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같은 이혼 경험을 공유하는 딸과는 세상 둘도 없는 ‘베프’ 사이다.

“이제 막 살거야”라는 농담 같은 진담이 제법 잘 어울리는 자유로운 서 씨의 모습도 가감 없이 담았다. 그녀는 영화 ‘로마의 휴일’을 보며 그레고리 패와 오드리 햅번을 보며 여전히 달달한 연애를 꿈꾼다고 솔직히 말한다.

서 씨는 책이 절대 ‘이혼 권장 도서’가 아님을 재차 강조한다. 불행 속에도 행운이 있든 결혼 생활을 견디고 있는 이들에게는 박수를 보낸다고 말한다. 다만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너무 애쓰며 살지 말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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