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공동주택 통합관리 솔루션을 개발한 박준섭 오픈매뉴얼 대표는 18일 이데일리와 만나 노후 아파트 대부분이 ‘장기수선충당금’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임차인이 내지 않아도 되는 시설물 관리비용을 내고 있다며 부당한 금액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부동산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오픈매뉴얼’은 아파트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민원처리, 안내방송, 결재·문서관리 등 관리사무소의 일반업부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시설물 관리와 관련 비용의 집행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아파트 매뉴얼’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투명하지 못한 비용 집행과정 때문에 아파트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을 둘러싸고 주민과 관리사무소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수선충당금이란 장기간의 시설물 사용 계획에 따라 아파트의 주요 시설의 교체와 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주택 ‘소유자’로부터 징수해 적립해야 하는 비용이다. 사용자인 임차인이 지불하는 관리비에 이를 배분한다면 임차인은 내지 않아도 되는 금액을 관리비로 자신도 모르게 내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입주민의 위임을 받은 관리사무소가 장기수선계획을 세우고 운영하면서 시설물을 고쳐야 한다”며 “장기수선충당금 사용계획서를 작성하고 입주자 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쳐 사용하는 게 어렵고 번거롭다 보니 시설물 유지관리 명세로 처리해 관리비에 부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아파트의 노후화로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계획·관리하는 시스템은 발전되지 못해 관리사무소도 입주민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관리사무소가 법에 따라 점검하고 제출해야 하는 행정업무가 많지만 여전히 엑셀이나 수기로 처리해 데이터 저장과 관리가 대부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수십 년에 달하는 장기계획예산을 관리소장이 계획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아파트 노후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장기수선충당금을 설정해놓지 않는다면 시설이 고장 날 때마다 번번이 큰돈을 들일 수밖에 없고 수리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안전문제와도 연결된 것이어서 단지 예산계획으로 치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엘리베이터를 예로 들자면 점검 시 사진을 찍어 곧바로 첨부할 수 있고 고장이 났던 부품을 언제 얼마에 고쳤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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