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유동성과 환율 변동성은 서로 영향을 미치며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유동성이 악화됐을 때 작은 규모의 거래도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딜러들의 시장 참여가 감소해 유동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유동성을 다른 나라와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위해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의 대용(proxy) 지표를 자체 추정했다. 이 결과 호가 스프레드(추정치)의 그룹별 비교를 보면 전체 0.0021, 선진국 0.0024, 신흥국 0.0020, 한국 0.0022로 우리나라의 유동성은 전반적으로 세계 평균 수준이었다.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의 축소는 시장 유동성의 호전을, 확대는 유동성의 저하를 뜻한다. 또 최우선 호가 물량의 증가는 시장 유동성의 호전을, 감소는 유동성의 저하를 의미한다.
호가 스프레드(추정치 기준)의 장기 추이를 선진 10개국과 비교하면 대외여건 악화시 호가 스프레드가 대체로 이들 국가 범위 내에 있으면서도 비교적 상단에 위치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2022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급등기에는 스프레드 확대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다.
아울러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외환시장 유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라는 분석이다. 통방회의일 당일에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물량은 감소한 후 다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회의 당일에 그 전보다 유동성이 소폭 저하된 이후 점차 회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밖에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에는 글로벌 요인이 국내 요인보다 더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하반기부터는 거래마감 시간이 오후 3시 30분에서 익일 새벽 2시로 대폭 연장됨에 따라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 상황에도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향후 유동성 상황을 한층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분석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