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쟁으로 경기 위축…기준금리 인하

중앙은행 기준금리 4.75→4.50%…4년 만
"전쟁 지출 줄이는 등 예산 조정해야"
  • 등록 2024-01-02 오후 5:07:31

    수정 2024-01-02 오후 5:07:31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해를 넘겨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이 약 4년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전쟁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더 큰 부채 위기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점령지 서안지구 한 마을에서 이스라엘 군사 작전 중 총격을 받은 차량의 뒷유리창이 깨져있다.(사진=AFP)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미르 야론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위험한 재정 정책은 앞으로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리는 조정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에 지출하는 비용이 많은 가운데 정부가 예산을 조정하지 않으면 부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정부가 내년 말까지 연간 약 82억6000만달러 예산 조정을 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또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정부가 작년 11월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규모의 재정 적자를 기록할 것이며, 전쟁으로 인한 재정 비용도 약 580억 달러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야론 총재는 “시장은 이스라엘이 장기적인 부채 증가 경로로 나아가고 있다고 인식하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증가 등으로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75%에서 4.50%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스라엘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20년 4월 글로벌 팬데믹이 절정에 달한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중앙은행이 전쟁에 타격받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또 물가상승률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관리 목표치(1~3%)에 수렴하고 있는 상황도 금리 인하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당국자들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한 끝에 경제를 지원하는 쪽으로 우선순위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직후부터 전쟁에 돌입한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소탕한다는 목표를 이루기까지 상당 기간 전쟁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스라엘 기준금리는 올해 말까지 3.4%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 인하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금리는 전쟁의 진전 상황과 그로 인한 불확실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최근 금융시장의 안정세가 확고해지고 인플레이션 환경이 목표 범위 내에서 완만하게 유지된다면 통화정책은 경제활동 지원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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