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목사, 필리핀에서 '인신매매' 혐의로 종신형 받아

"17세 학생 3명에 무급 또는 푼돈으로 신학교 건물 짓도록 강요"
  • 등록 2024-10-22 오후 4:06:31

    수정 2024-10-22 오후 5:08:0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한국인 목사가 필리핀에서 인신매매 혐의로 종신형을 최종 선고 받았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대법원은 미성년 신도를 모집해 강제 노동을 시킨 혐의(인신매매방지법 위반)로 기소된 한국인 목사 오모씨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오씨에게 벌금 200만 필리핀페소(약 4800만원)를 부과하고 피해자들에게 180만 페소(약 4300만원)를 손해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한국 개신교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소속 목사인 오씨는 2008년 필리핀으로 이주해 북부 루손섬 팜팡가주에서 무허가 신학교를 운영했다. 오씨는 비용 부담 없이 신학 공부를 시켜줘 목사나 선교사가 되게 해주겠다며 17세 학생 3명을 끌어들였다.

이후 2013년 현지 당국은 오씨가 이들 학생에게 무급으로 또는 50~200필리핀페소(약 1200~4800원)의 미미한 금액만 주고 신학교 건물을 짓는 힘든 노동을 강요한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에 필리핀 국가수사청(NBI) 등 당국이 그해 4월 오씨의 시설을 단속해 학생들을 구출하고 A씨를 체포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자신이 9개월 동안 그곳에 있다가 진짜 학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당국에 진술했다. 이 피해자는 수업은 받지 못하고 대신 오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육체노동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오씨는 피해자들에게 종교 훈련의 일환이며 목회자와 선교사가 되기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정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오씨는 미성년자들이 선택한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미성년자의 취약성을 악용했다”며 “종교적 신념을 착취하고 무기화하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이어 “인신매매 사건에서 피해자들의 동의는 중요하지 않고, 동의가 오씨의 형사 책임을 부정하거나 경감할 수는 없다”며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헀다는 오씨의 주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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