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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포드는 유럽지역에서 전체 인력의 14%인 4000명을 오는 2027년 말까지 감축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직원 17만4000명의 약 2.3%에 해당하는 규모다. 감원 규모는 독일이 2900명이 가장 많고, 영국에서도 800명을 줄인다.
포드의 구조조정으로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국인 독일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포드는 쾰른의 유럽 본사와 조립공장을 중심으로 독일 자를란트,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스페인 발렌시아 등지에 유럽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포드는 독일 쾰른 공장에서 익스플로러와 카프리 모델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 이번 감원이 회사 계획대로 될 경우 쾰른에 근무하는 포드 직원은 2018년 약 2만명에서 2027년 1만명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포드는 또 3000명이 근무하는 독일 자를란트주 자를루이 공장을 내년에 폐쇄하고 추가 감원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CNBC는 전했다. 앞서 포드는 지난해 2월에도 유럽 직원 38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이브 존스턴 포드 유럽담당 부사장은 이날 “미래 경쟁력을 위해 어렵지만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조금 중단·저가 중국산에…제조사들 벼랑끝 몰려
특히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유럽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도 전기차 수요가 위축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기차 제조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고가의 희소금속 소재를 사용해 원가 절감이 어렵고, 공급망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 전기차의 등장이 고급 전기차 위주 라인업의 시장 확장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완성차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유럽시장에서 전기차를 팔고 있는 포드 역시 타격을 입었다. 올해 9월까지 포드의 유럽지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급감했다. 이는 업계 전체 감소율 6.1%에 견줘 한참 뒤처져 있다.
존 로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독일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유럽과 독일에 부족한 것은 충전 인프라에 대한 공공 투자, 의미 있는 인센티브, 이산화탄소(CO2) 규제 준수 목표 달성을 위한 유연성 제고 등 이(e)-모빌리티 발전을 위한 분명하고 명확한 정책 의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 정부에 전기차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노스볼트는 최근 투자자와 대출 기관이 구조조정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구제 패키지에 대한 협상마저 결렬된 상태다.
지난 2016년 폭스바겐, 골드만삭스, 블랙록, 지멘스 등의 투자를 등에 업고 설립한 노스볼트는 유럽 배터리 대항마로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BMW가 22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배터리 구매 계약을 철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도 독일 공장 최소 3곳을 폐쇄하고 직원 임금을 10% 삭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은 총 10곳이며, 소속 직원은 약 12만명에 달한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공장 폐쇄로 최대 3만명이 해고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