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 혜택 확대는 환영하지만…"사후 모니터링 강화 필요"

중소기업계 및 중견기업계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에는 일단 ‘환영’
중기업계 “초기 중견기업 지원 몰리면 중기 지원 줄어들 우려”
중견기업계, 중소→중견→대기업 성장할 생태계 마련 주문
  • 등록 2024-06-03 오후 5:17:12

    수정 2024-06-03 오후 7:00:07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정부가 3일 발표한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에 대해 중소·중견기업계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추가적 지원 대책을 당부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지원은 줄어들고 규제가 늘어나 다시 중소기업으로 회귀하거나 아예 성장하지 않으려는 ‘피터팬 증후군’이 발생하는 만큼 사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날 정부의 발표는 중소기업을 졸업한 중견기업이 중소기업과 같은 혜택을 받는 유예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는 초기가 기업의 위기인 만큼 중소기업으로서 누리던 각종 지원, 조세특례 등 혜택이 2년 연장되면 중견기업으로 안착되는 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이후 세제 혜택과 정책자금, 정부 조달, 연구개발(R&D) 등 각종 지원이 끊기는 시기를 넘길 수 있을지 관건이다. 지난 2022년 양향자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119개의 지원 사업 중 98개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견기업연구원이 진행한 연구에서는 지원이 배제되거나 축소되는 제도를 260개로 파악했다.

특히 B2G(기업과 정부간 거래) 중심의 판로를 갖고 있는 기업은 공공조달시장에서의 제외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정부 대책은 차세대 모빌리티, 우주항공, 양자기술, 첨단의료, 인공지능(AI), 차세대 물류 등 신성장 산업 분야에 대해 혁신제품 시범구매 사업 참여 가능성을 열어놨다. 중소기업과의 컨소시엄 형태로도 공공조달시장에 참여가 일부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정부 지원이 계속되는 데 대해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정부가 지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한정된 예산 속에서 정부의 정책수혜가 초기 중견기업에 몰리면 정말 정부 지원이 필요한 중소기업이 배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초기 중견기업도 공공조달시장 입찰이 가능해지면 판로개척이 절실한 중소기업이 역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경제역동성 회복을 위해 내놓는 정부의 ‘기업 성장사다리 정책’에 대한 사후모니터링을 강화해 정책 이행과정에서 문제점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중견기업계는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지원 및 정책이 부재한 데 대해 아쉬움을 피력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경제 역동성 제고의 핵심 동력인 기업 성장사다리의 중요성을 환기한 측면에서 유의미하다”면서도 중소기업 성장 부담 완화에 과도하게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중견기업으로 진입한 사례가 313건에서 지난해 87건으로 급격히 줄어들면서 정부 정책의 초점이 중소기업에 맞춰졌다. 같은 기간 대기업으로 진입한 중견기업은 12개에서 48개로 늘었다.

중견련은 같은 날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학회와 공동으로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한 과제 세미나’를 개최하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으로 원활하게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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