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으로 몰아치는 野…고개 숙인 김현미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감에서 국민의힘은 각종 수단을 동원해 전세난 등 부동산시장 불안에 성난 민심을 부각하는 데 치중했다. 송석준 의원은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라는 가사가 담긴 가수 나훈아 씨의 ‘테스형’을 틀고는 “전세 매물이 없어 전셋값이 크게 올랐고 국민은 이렇게 불만, 불신, 불안이 극대화돼 있는 상황”이라고 김 장관을 질타했다. 같은 당 김희국 의원은 뭉크의 회화작 ‘절규’를 띄우며 “고통을 치유할 해결책을 찾으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전세난민’에 합류하게 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홍 부총리의 ‘오도가도’ 못하게 된 사연을 언급, “홍남기씨는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김 장관을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계약갱신청구권제 소급적용으로 길거리에 나앉게 된 분들은 너무 살기 힘들다고 한다”며 “홍 부총리를 만나 들어보고 실체를 파악해서 대안을 말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송언석 의원 역시 홍 부총리를 ‘홍길동 씨’로 바꿔 부르면서 전세난민의 대표적인 예로 입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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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감에선 현역 정치인 이름도 여럿 거론됐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전국버스공제조합의 13대 이사장에 오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형부에 대해 ‘낙하산’ 인사 의혹을 제기했다. ‘처제 찬스’를 썼다는 의혹 제기다. 김 의원은 “평생 건국대 교수로 재직해 아무 연관도 없는 분이 연봉1억3000만원에 3년 임기가 보장되는 자리에, 이력서 한장 내고 결정됐다”며 “여당 대표였던 추 장관의 친족인사”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현미 장관에 “추미애 대표 시절 취업 청탁을 받은 적 있나” “이 분이 이사장 취임 전에 추 장관의 형부란 사실을 알았나”라고 캐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취업 청탁을 받은 적 없고, 추 장관의 형부란 건 오늘 처음 알았다”고 선을 그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이자 최근의 대량해고 사태 책임자로 지목받고 있는 이 의원을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 자본잠식률이 2017년부터 높아졌는데 운행 노선은 지속적으로 배분받고 있다. 2017년 이후 무려 15개 노선을 배분받고 있다”고 정부 차원의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특혜 의혹은 전면 부인하면서도 “이스타항공이 고용보험을 미납한 건 문제가 많다”고 공감을 표했다. 김 장관은 “인수합병이 한창 진행 중이고 이 의원을 만났을 때도 고용보험, 임금체불, 체납금 외상값이 밀려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는데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박덕흠, 이상직 의원은 각각 여당과 야당에서 국감 증인으로 요청했으나 민주당·국민의힘 간사간 협상과정에서 함께 빠졌다. 심상정 의원은 “국토위의 가장 큰 민생현안이 이스타항공 문제라 보는데 이 문제를 따지기 위한 증인을 외면했다”고 양당에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