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삼성중공업 안전관리, 결의문보다 결의가 필요하다

  • 등록 2017-05-17 오후 4:10:49

    수정 2017-05-17 오후 4:10:49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결의문은 있었지만 결의는 없었다. 구호는 있었지만 행동은 없었다. 사과는 있었지만, 여전히 개선은 없었다. 다름아닌 삼성중공업 작업장 안전관리에 관한 이야기다.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단 2주 사이 두번의 안전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일 거제조선소에서 신호수 간 신호 착오로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충돌 타워크레인 붐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붐대는 인근에 설치된 휴게실을 덮쳤고, 3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로부터 16일 후인 17일 오전 10시께 거제조선소 내 피솔관(건물명) 옆 공기압축실 냉각설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경위는 조사중이지만, 설비 근처에서 용접 중 불티가 튀어 발생한 것으로 현재 추정 중이다. 불은 20여분만에 진압됐으며 인명피해도 다행히 없었지만, 인근에 가스탱크가 위치해 있어 자칫했으면 큰 폭발사고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사고 발생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더욱 심려스러운 것은 안전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는 사망자만 6명의 참담한 사고였던만큼, 사고 직후 삼성중공업의 안전규제 개선의지는 남달라 보였다.

사고 직후인 2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유족들을 찾아가 무릎을 꿇었다. 그는 유족들에게 “조선소 전체에 걸쳐 잠재적인 불안 요인까지 발굴, 제거하는 등 또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들을 향한 약속이기도 했다. 이어 삼성중공업은 사고 직후 거제조선소 전 사업장의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이어 다음달 발표를 예정으로 안전한 작업장 구현을 위한 마스터플랜 마련에 전사가 머리를 맞댔다. 지난 15일에는 전 사업장의 작업을 재개하며 전사 안전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한번의 발생한 안전사고로 삼성중공업은 ‘결국 말뿐인가’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최근 몇년 간 긴 불황의 터널 끝에, 올해 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반가운 소식들이 들려온다. 어려움을 견디며 묵묵히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이끌어 온 이들에게 박수를 쳐주어야 마땅한 지금, 스스로 무너뜨린 신뢰가 아쉬울 따름이다. 안전관리에 말보다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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