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서울시를 필두로 정부가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 정점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5개월 만에 보합 흐름으로 돌아섰다. 다만 아직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 흐름으로 돌아서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단 예상이 나온다.
|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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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동산R114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0.00%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5개월여 만에 보합 흐름으로 전환한 것이다. 작년 11월 18일(-0.17%)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지난달 13일(-0.15%)부터 4주 연속 하락폭을 줄인 결과다.
이는 같은 기간 재건축을 제외한 서울 일반 아파트의 지난주 매매가격 변동률이 -0.07%를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도 -0.0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5개월 만에 보합권으로 돌아선 데는 서울시가 올 들어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9일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에서 통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도 특화 디자인 설계를 도입하면 용적률 상한을 1.2배까지 올려주겠다고 밝히는 등 정비사업에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시장에서도 재건축 아파트 가격 낙폭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입지가 좋은 지역을 위주로 수요를 대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기준금리 등 거시경제 상황, 부동산 경기 흐름에 따라 차츰 반등할 것이란 기대도 형성하는 분위기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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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의도, 강남 등을 중심으로 정비사업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여의나루역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관련 정책 호재들이 나온 이후부터 여의도 쪽은 급매물들은 바로 소진되고 있다”며 “최근에도 165.3㎡(약 50평)이상 물건은 20억대에 거래된 곳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매매가격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매가격이 반등하려면 급매물을 소진한 이후 추격 매수가 활발하게 붙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안전진단 완화 등은 재건축 사업 초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아파트 분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섣불리 투자하려는 수요가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여 연구원은 이어 “금리에 대한 부담은 시장이 적응하긴 했지만 여전히 금리가 높은 가운데 경기둔화로 투자성 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하게 늘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