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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4년 전엔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제기했던 문제로, 여야가 바뀌자 처지도 뒤바뀐 형국이다.
한국당 “관권 부정선거 2018 버전…청·검·경 합작 선거개입”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기현 현 울산시장에 대한 공천을 확정한 날, 김 시장 측근의 비리 혐의 관련해 울산시장실 등을 경찰이 압수수색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원내지도부는 성명서에서 “적폐청산을 가장한 문재인 대통령의 노골적인 ‘한국당 씨 말리기 칼춤’, ‘지방선거용 야당 탄압 공작’에 경찰까지 한통속이 된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대표도 “얼마 전엔 우리가 무소속이던 사천 시장을 영입했는데 영입 일주일 만에 경찰이 두 번에 걸쳐 압수수색을 했다. 경남의 우리 당 모단체장도 축제 예산에 비리가 있다고 내사중이라고 한다”며 “남구청장 수사도 그렇게 하니 강원도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앞서선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 ‘선거개입 시도’ 중단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6일 부산 신항에서 열린 ‘부산항 미래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저는 부산항과 조선소를 보면서 자란 부산의 아들”이라며 부산항 첨단화 등을 약속한 점, ‘2.28 민주운동’ 기념식 참석차 대구를 찾아 “2.28부터 촛불까지는 하나로 관통된 운동” 발언을 한 점 등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장 수석대변인은 “청와대 인사 16명을 지방선거에 차출한 것도 모자라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부산을 비롯한 전국을 돌며 ‘장밋빗 공약’을 남발하고 민주당 지원유세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4년 전엔 민주당서 “朴대통령 선거개입” 강력 반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선거개입 발언도 내내 논란거리였다.
김황식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경선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제 출마를 권유하신 걸로 안다”고 말해 ‘박심’(朴心)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같은 당의 이혜훈 예비후보가 “선거중립 의무를 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모느냐”고 즉각 반발한 문제성 발언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방선거 관리 주무장관이던 유정복 당시 안전행정부 장관이 인천시장 선거에 차출되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잘 되길 바란다”고 말한 사실도 알려졌다. 시장직 도전의사를 밝힌 서병수 부산시장엔 “부산은 중요한 곳이니, 하셔야지요”라고 했다는 게 서 시장의 전언이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박 대통령이 정부와 함께 제주 발전을 위해 우 지사가 같이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얘길 했다”고 전했다. 당시 민주당은 “대통령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발언을 하고 후보들은 공공연히 유포시킨다. 박 대통령은 선거개입 발언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20일 “되풀이되는 역사일 뿐”이라며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다를 게 없다. 대신 한국당은 정권을 놓치면 어떻게 되는지 이번에 또 한번 뼈저리게 느낄 것”이라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