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연대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진= 권효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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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농협물류가 노조 가입을 이유로 안성물류센터 소속 화물기사를 해고한 것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상경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노조를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화물연대는 25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병원 회장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화물연대를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농협물류와 갈등을 겪고 있는 안성분회를 비롯해 전국 화물노동자가 참여했다.
이번 갈등은 농협물류가 안성물류센터 소속 화물기사들에게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요구했고, 지난달 31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81명의 기사를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하며 해고한 것에서 시작됐다. 해고 노동자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며 26일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병원 회장이 화물연대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불법 시위를 하는 이들의 진입을 허용하지 말라고 했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수위가 높아졌다. 농협물류는 농협중앙회의 100% 손자회사다.
박노식 화물연대 안성분회장은 “26일째 투쟁을 이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농협중앙회는 우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불법단체가 아닌 민주노총 산하 단체가 맞으며, 앞으로도 투쟁을 끝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한 화물연대노조 본부장은 “김병원 회장은 헌법에도 나와 있는 노조 할 권리를 무시하는 반헌법적인 발언을 했다”며 “김 회장이 이 사태를 방조하고 조장한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농협물류 본사 직원들의 비위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지난 24일 한 언론에서는 농협물류 직원들이 화물기사에게 ‘돈 되는 배차코스’를 정해주는 것에 대한 대가로 성접대와 금품을 받아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강대식 화물연대 충남지부장은 “화물연대 투쟁은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것이고 갑질을 견디다 못해 길거리로 나오게 된 결과”라며 “이번 기회에 농협의 비리를 낱낱이 밝혀서 농협을 깨끗이 만드는데 화물연대가 앞장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