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모킴 ‘토요일 오후’(2022·사진=슈페리어갤러리) |
|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주말이라면 이 정도 분위기는 띄어줘야 한다. 두 다리를 척 올려둘 수 있는 푹신한 의자에, 보드라운 인형들을 잔뜩 얹고, 빛 좋은 조명 아래 색 좋은 그림액자가 연출하는 아늑함을 진하게 풍겨내도록 말이다. 이쯤 돼야 한 주 동안 질기게 따라붙던 또 첩첩이 쌓였던 피곤을 녹여낼 수 있을 거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 할 ‘토요일 오후’(2022)라니까. ·
작가 모모킴(30·김연지)은 편하고 순하며 따뜻한 그림을 꺼내놓는다. 소재는 주로 ‘집’에서 찾는단다. “다양한 콘텐츠 매체에서 받은 영감에 일상 속 순간을 결합한다”는 건데. 여기에 깔아둔 게 있으니 정체성과 문화성이다. ‘이런 공간에 스며드는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이런 자신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로 독특한 ‘우리 시대의 초상’을 빚어가는 거다.
드문드문 던져놓은, 여러 나라를 오가며 수집했다는 오브제가 한몫하지만, 더 특별한 것은 작업기법이다. 이른바 ‘아이패드 페인팅’. 첨단 디지털 요소가 깔린 판 위에 전통적인 그림작업으로 색·면을 채우고 특수 UV처리로 마무리까지 하는, 또 하나의 회화장르를 세상에 꺼내놨다고 할까.
4일까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슈페리어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이패드 페인팅 프린트. 118.9×84.1㎝. 슈페리어갤러리 제공.
| 모모킴 ‘절대 꿈을 멈추지 말길’(Never Stop Dreaming·2021), 캔버스에 아이패드 페인팅 프린트, 118.9×84.1㎝(사진=슈페리어갤러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