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최대 종합상사이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미쓰비시상사가 중국에서 구리 거래 사기 피해를 입어 9000만달러(약 1270억원) 규모 손실을 입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 (이미지=일본 미쓰비시상사 홈페이지 갈무리) |
|
블룸버그는 이 사안에 정통산 소식통을 인용해 미쓰비시는 중국 상하이 법인의 거래 매니저를 해고했다. 그는 허가받지 않은 거래를 수행하고, 일부는 본인과 연관된 현지 기업들과 거래를 통해 회사 측에 6억위안(약 1160억원) 이상의 손실을 안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는 최근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추가적인 설명없이 “중국 무역 사업에서 손실”을 입었다고 언급하며 138억엔(약 1300억원) 규모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이번 손실이 상하이 법인이 입은 사기 피해액과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쓰비시는 올해 초 구리 사업의 일부 고객이 거래를 정산하지 못하거나 만기가 된 대금을 체납한 후 사기 혐의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혐의를 받는 매니저는 구리 정광과 정제 구리 결제 조건을 일부 기업들에게 연기하도록 허용한 것을 발견했다. 일부 거래는 미쓰비시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지 않았으며 이 매니저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회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사 중 일부가 대금 지급을 지연하거나 디폴트(채무 불이행)하면서 사기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미쓰비시는 해당 직원을 해고하고, 형사 고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당국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직원은 사건이 완전히 드러나기 전에 중국을 떠난 것으로 보이며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주요 종합상사가 사기 혐의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0년대 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스미토모는 한 스타 트레이더가 허가받지 않은 구리 거래로 2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미쓰비시는 2019년 싱가포르 기반의 석유 거래 부문에서 3억달러 이상 손실을 보고한 후 해당 부서를 폐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 사건은 주요 상품 거래 회사들이 최근 겪고 있는 일련의 부정 행위 사례 중 하나로, 막대한 금액을 다루는 개별 거래자들이 회사의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