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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미국정부가 중국의 5G 장악력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오픈랜(Open-RAN, Radio Access Network·개방형 무선접속망) 관련 기술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픈랜은 네트워크 운용체계(OS) 등 핵심 소프트웨어(SW)를 개방형 표준으로 구축하는 기술이다. 통신 장비나 서비스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지금은 코어 장비부터 기지국까지 화웨이면 화웨이, 에릭슨이면 에릭슨으로 통일해야 하지만, 오픈랜 세상에선 서로 다른 회사 제품과 섞어 쓸 수 있다. 글로벌 통신장비 1위인 화웨이로선 오픈랜 기술 확대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국제표준화 지켜본다…각국 정부도 개방적 태도 아닌가
일단, 화웨이는 오픈랜의 국제표준화를 지켜보는 단계라고 했다. 장정쥔 화웨이 아시아태평양 대외협력 및 홍보 부문 부사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MWC23 화웨이 전시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기술 개념이라고도 볼 수 있는오픈랜은 LTE 시대와 마찬가지로 5G 시대에서도 또 다른 기술적인 부분으로 접근 가능하다”며 “화웨이는 오픈랜 관련기술에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관련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국제 표준에 따라 개방적인 태도로 기술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아태지역을 봤을 때도 각국 정부가 오픈랜에 개방적인 태도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MWC23에선 인텔과 MS 등이 오픈랜과 유사하지만 약간 각도가 다른 가상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 ‘브이랜(vRAN)’ 관련 제품들을 대거 전시했다. 또,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크게 부스를 차려 5G 코어 장비를 클라우드로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브이랜은 통신사업자가 핵심 주파수 대역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구동하는 것이다.
화웨이 역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도하는 글로벌 이동통신사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연합인 ‘카마라(CAMARA)’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통사가 SW를 통해 네트워크를 서비스 지원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걸 돕고 있다.
장정쥔 아태 대외협력 부사장은 “미국과 중국 간 첨단 통신기술 전쟁으로 화웨이는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 부분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첨단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은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화웨이의 예상 매출은 약 920억 달러(120조5200억원)이며, 연구개발(R&D)에만 29%에 달하는 270억 달러(35조3700억원)를 투자했다. 통신장비뿐 아니라 클라우드와 디지털 파워 분야도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전통적인 통신뿐 아니라, SW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오픈 네트워크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중 갈등에 대한 타개책으론 “전반적인 사업 방향성에 변화가 있었다. 디지털 파워나 스마트 카(자율주행), 클라우드 분야 등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장에서 추후 더 많은 매출을 확보하거나 다양한 협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도어 소문은 실체 없어..한국과는 경쟁보다 협력하길”
화웨이는 MWC에서 홀1에 900㎡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해 10Gbps 속도가 나오는 5.5G(5G-Advanced)와 관련한 제품들을 대거 전시했다. 홀1에 마련된 화웨이 전시관은 가장 컸다.
화웨이 장비에 대한 일각의 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선 “백도어 등에 대한 소문은 실질적인 증거나 실체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 둥관 본사에는 장비, 소스코드 등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고객 요청에 따라 보여 드리고 투명하게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화웨이 장비는 문제가 없다는 점이 더 많은 분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ICT 분야에서 선두를 이끌어 가는 중국과 한국은 경쟁하기보다는 서로 협력하고 보완하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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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5G 품질 향상, 정부 성능 평가 지켜봐야
화웨이 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가 20MHz 폭의 5G의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받아 100MHz 대역폭을 쓰게 됐는데, 화웨이 입장에선 어느 정도의 5G 품질 향상을 기대하고 있을까.
손루원 한국 화웨이 CEO는 “추가 주파수를 확보했을 때 사용자 경험 같은 부분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는데,네트워크의 전반적인 설계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추가 주파수 할당으로 성능,(사용자)경험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개선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만큼 향상되는지를 (예측해)말씀드리는 건 쉽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한국)정부에서 매년 네트워크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